[수원=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외국인 선수의 보직 변경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선발 일색인 KBO리그 외국인 투수들은 인센티브 조건에 투구 이닝이 포함돼 있어 구원을 맡기려면 본인 동의가 필요한 게 사실이다.
최근 KT 위즈는 컨디션이 좋지 않은 윌리엄 쿠에바스에게 '당분간'임을 전제로 구원 보직을 맡기려 했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22일 이와 관련한 내용을 취재진에 공개했다. 이 감독은 "쿠에바스와 직접 면담을 통해 팀 상황을 설명하고 불펜으로 내려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하루가 지난 23일 이 감독은 브리핑 자리에서 "옵션을 바꿔서 보직을 바꾸기로 구단과는 정리가 됐는데, 본인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다음주에 더블헤더가 있고, 7월로 넘어가면 이대은과 엄상백이 들어오기 때문에 그 문제는 유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쿠에바스가 보직 변경에 관해 난색을 표했다는 얘기가 된다.
쿠에바스는 올시즌 10경기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6.40으로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시범경기 막판 담 증세로 시즌 합류가 늦어졌던 쿠에버스는 첫 등판인 지난 4월 15일 두산 베어스전서 4이닝 3실점하는 등 이후에도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구위가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는 판단을 받은 그는 지난달 20일 2군으로 내려가 컨디션 조정 기간을 갖기도 했다. 그러나 5월 30일 복귀 후에도 들쭉날쭉한 피칭을 이어갔다.
가장 최근 등판인 지난 19일 두산전에서는 6⅓이닝 9안타 6실점의 난조를 보이며 패전을 안았다. 쿠에바스의 거취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던 이 감독은 불펜진 부담이 커지는 시점을 염두에 두고 '당분간' 보직 변경을 제안했던 것이다.
이 감독은 "흔쾌히 받아줬으면 편한데 사실 그렇게(구원) 써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모를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다음 주에 선발 2명이 더 필요하고 (복귀를 준비 중인)이대은과 (군복무를 마치는)엄상백이 오면 불펜 자원이 생기기 때문에 일단 쿠에바스는 (선발로)계속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부터 2군 경기에 나서고 있는 이대은은 컨디션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고, 엄상백은 군복무를 마치고 오는 7월 7일 합류하기로 돼 있다. 이 감독은 "그때까지 쿠에바스가 3~4경기 나가게 된다. 좋으면 계속 선발로 가고, 안 좋으면 (보직 변경을)말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그럴 경우 본인이 편하게 받아들였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쿠에바스는 오는 2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선발등판이 예정돼 있다.
수원=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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