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그가 타석에 설 때는 반드시 누상을 채워야 한다. 1회 만루면 최상이다.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이원석(35) 이야기. 그는 명실상부한 '만루의 사나이'다.
그는 일주일 사이에 무려 2개의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두 차례 모두 1회 기선제압을 하는 만루홈런이었다.
이원석은 22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전에 6번타자 3루수로 출전, 1회말 2사 만루에서 한화 선발 윤대경의 127㎞ 체인지업을 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지난 15일 잠실 두산전 이후 올 시즌 두 번째 그랜드슬램. 개인 통산 10번째 만루 홈런이다. 이로써 이원석은 현역 선수 통산 만루 홈런 순위에서 팀 동료 강민호(13개)에 이어 김현수(LG)와 함께 공동 3위로 올라섰다.
시즌 6개 홈런 중 만루포가 3분의1인 2개.
주자 여부에 따라 성적이 극과극이다. 득점권 타율 0.333, 만루 시에는 10타수5안타(0.500)에 무려 17타점이다. 반면, 주자가 없을 때는 0.216의 타율로 무척 약한 모습. 그나마 이날 경기에서 주자 없을 때 2안타를 뽑아내면서 끌어올린 타율이다.
찬스에 강한 이유가 있었다.
이원석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주자가 있을 때 타석에 서는 게 너무 재미있다"며 "주자 있을 때 부담이 더 없는 것 같다"고 클러치 상황에서의 자신감을 보였다.
찬스에서의 집중력과 노림수가 뛰어난 타자. 단순 수치로만 그의 가치를 평가할 수 없는 이유다.
주자 없을 때 큰 수치 차이에 대해 이원석은 변명 아닌 변명을 했다. 그는 "주자가 없을 때는 출루해도 발이 빠르지 않아서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다"고 웃픈 고백을 했다. 그러면서 "원래부터 느린 건 아니었는데 신인 시절 햄스트링을 다친 이후로 이렇게 됐다"며 겸연쩍게 웃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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