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메이저리그(MLB) 통산 181승, 평균자책점 3.18. 사이영상 2회 수상. 하지만 '이물질' 논란 속 화려한 기록은 오히려 의심을 부르는 암귀였을까.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는 23일(한국시각)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5이닝 1실점 106구 역투 속에 시즌 6승(4패)째를 올렸지만, 초점은 다른데 쏠렸다.
이날 슈어저는 1경기에 3차례나 이물질 검사를 당했다. MLB 사무국은 투수들의 부정투구 근절을 위해 22일부터 경기 도중 주심이 언제라도 '불심검문'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취지는 좋으나 투수들로선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 슈어저나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처럼 이미 명예의 전당이 예약된 '현역 레전드'급 선수들로선 자신의 빛나는 커리어를 부정당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슈어저는 1회와 3회를 마친 뒤, 두 차례 검사까진 인내했다. 하지만 4회 들어 조 지라디 필라델피아 감독이 슈어저가 모자를 만지는 동작을 지적했고, 주심은 이닝 도중 검사에 나섰다.
이에 슈어저의 승부욕이 불타올랐다. 슈어저는 벨트를 풀어버리며 분노를 터뜨렸다. 데이브 마르티네스 워싱턴 감독도 화가 났다.
좀처럼 보기드문 선수와 상대팀 감독의 설전이 이어졌다. 슈어저는 5회를 마친 뒤 더그아웃에서 지라디 감독을 향해 자신의 모자를 들어보이며 화를 냈고, 지라디 감독은 더그아웃 밖으로 뛰쳐나왔다가 퇴장당했다.
경기 후 슈어저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벨트 풀기'에 대해 "내겐 아무것도 없다(I have nothing on me)"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나는 흥분하지 않았다(I wasn't heated)'. 진심이었다"면서 "원한다면 옷을 다 벗어도 좋으니. 내겐 아무 것도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찾아보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커쇼도 말을 보탰다. 커쇼는 "좀 이상하다. 이물질 검사가 투수들을 견제하는 목적으로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챌린지(비디오 판독)'처럼, 만약 상대팀 감독이 투수의 이물질 점검을 요청했는데 (오늘 슈어저처럼)아무것도 없다면, 어떤 형태로든 처벌(punishment)이 주어져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도 투수들의 리듬을 깨는 일에 악용될 것이다. 이 시대 최고의 투수 중 한명인 슈어저조차 계속된 이물질 검사에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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