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서인국이 대체 불가한 '멸망'의 아우라를 완성해나가고 있다.
서인국은 tvN 월화드라마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임메아리 극본, 권영일 연출, 이하 '멸망')에서 멸망 캐릭터의 희로애락이 녹아든 '숨멎' 연기력을 펼치고 있다. 이에 서인국의 섬세한 감정 표현이 빛을 발한 순간들을 꼽아봤다.
서인국은 냉기류가 감도는 무표정으로 '무색무취' 멸망의 모습을 표현했다. 지난 4회에서 멸망(서인국 분)은 묘하게 자신의 세계를 침범하는 동경(박보영 분)을 신경 쓰는 듯했으나, "인간은 하찮다. 너라고 다를 바 없다"라고 독백하며 한 치의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였다. 서인국은 냉기류가 감도는 표정으로 무미건조한 감정을 지닌 멸망의 모습을 표현했다.
하지만 방송 말미, 동경은 살인마로부터 멸망을 구하기 위해 몸을 날렸고, 멸망은 그러한 그녀를 감싸 안은 채 살인마를 무참히 죽게 했다. 얼어붙은 얼굴로 그 광경을 바라보는 멸망에게서는 깊은 '분노'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서인국은 멸망의 감정이 처음으로 터져 나온 순간을 몰입감 있게 그려내 안방극장의 시선을 고정시켰다.
서인국의 미소에는 증오부터 사랑까지, 극과 극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 사랑을 깨닫지 못했던 멸망은 인간을 멸시하고 조소하며 싸늘한 기류를 자아냈다. 지난 12회 기억을 잃고 또다시 '흑화'한 멸망은 악행을 저지른 이들을 찾아가 극한의 고통을 선사한 뒤, 섬뜩한 상황을 즐기듯 웃음 지었다. 그는 세상을 멸망시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동경에게 또다시 계약을 제안하던 순간에도 같은 표정을 지어 보였고, 올라간 입꼬리와 달리 차갑게 식은 눈빛으로 긴장감을 유발했다.
그러나 자신의 감정을 자각한 멸망은 동경을 향한 따뜻한 미소로 '사랑'을 느끼게 해왔다. 동경에게 멈춰있는 애틋한 시선과, 부드러운 얼굴빛은 보는 이들의 마음마저 녹아내리게 했다. 특히 어제(22일) 방송된 14회에서 멸망은 내내 웃음꽃을 피운 채 동경과 행복한 추억을 쌓아가며 보는 이들에게 설렘을 안겼다. 서인국은 디테일이 살아있는 표정 연기로 폭넓은 감정선을 표현하며 멸망의 이야기에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서인국은 가슴 저린 눈물 연기를 통해 가혹한 운명에 사로잡힌 멸망의 애절한 진심을 그려냈다. 지난 12회 기억을 잊었음에도 불구하고 동경과 기적처럼 재회한 멸망은 굳은 낯빛과 달리 저도 모르게 흘러내리는 눈물로 흔들리는 내면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또한, 14회에서 멸망은 홀로 황량한 정원에 앉아 슬픔을 쏟아내 가슴을 아리게 했다. 결국 동경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멸망'을 선택한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네 슬픔은, 네 아픔은 내가 다 가져갈게"라며 애틋하게 말했고, 이후 흔적도 없이 사라져 보는 이들을 뭉클한 여운을 남겼다.
이렇듯 서인국 멸망의 감정 굴곡을 유려하게 그려나가는 한편, 캐릭터 특유의 신비로운 분위기까지 완성했다. 여기에 극을 쥐락펴락하는 완급조절까지 더해져 서인국 표 멸망을 탄생시켰다.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서인국의 열연은 다음 주 월, 화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되는 tvN 월화드라마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멸망'은 마지막 회까지 단 2회만을 앞두고 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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