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듯, 투수들에 대한 '몸 수색'이 이어지면서 선수들의 불만이 터졌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들도 입을 모았다.
MLB 사무국은 22일(이하 한국시각)부터 투수들의 이물질 사용을 본격적으로 점검하겠다고 예고했었고, 상황에 따라 심판들이 언제든지 수색할 수 있게끔 규정을 세웠다. 만약 '스파이더 택'을 비롯해 허용되지 않은 물질을 사용하는 것이 적발되면 해당 투수들은 1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는다.
이런 규정이 생긴 이유는 몇년 전부터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공을 던질때 몰래 끈끈한 물질을 사용한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스파이더 택'이라고 불리는 물질을 비롯해, 접착성 끈적이를 사용하면 공의 회전수가 증가하면서 구위가 좋아진다는 게 정설이다. 몇달 전부터 이 부분에 대한 지적이 더 구체적으로 나오기 시작했고 결국 사무국이 단속에 나섰다.
22일에는 뉴욕 메츠의 '에이스' 제이콥 디그롬이 등판 도중 모자와 허리띠 검사를 받으며 '스타트'를 끊었다. 같은날 등판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다르빗슈 유도 1회 투구를 마친 후 벤치로 돌아가는 길에 주심으로부터 공과 모자를 검사 받았다.
23일에도 불심 검문은 이어졌다. 워싱턴 내셔널스 맥스 슈어저와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 뉴욕 양키스 게릿 콜이 등판 도중 검문을 받아야 했다. 특히 슈어저는 1회와 3회 두차례 검사를 받은 것도 모자라, 상대팀 감독인 조 지라디 필라델피아 감독이 모자를 만지는 동작을 지적하면서 주심에게 또 한번 검사를 받나 화가 폭발하고 말았다. 슈어저는 벨트를 풀면서 격하게 흥분했고, 데이브 마르티네스 워싱턴 감독도 주심에게 따졌다. 결국 슈어저가 화를 내며 어필하자 지라디 감독이 벤치 밖으로 나왔다가 퇴장을 당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투수들의 불만에는 이유가 있다. 자신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이틀 지났지만, 아직까지는 한 건도 위반 사례가 적발되지 않았다.
콜도 23일 등판을 마친 후 가진 인터뷰에서 "누구에게나 불편한 상황일 수밖에 없다. 이상하다"며 불만을 드러냈고, "어떻게든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현재 상황의 아이러니를 지적했다.
슈어저도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원한다면 옷을 다 벗겠다. 나는 아무것도 없다"며 분노를 표했다. 커쇼 역시 "이물질 검사가 투수들을 견제하는 목적으로 쓰여서는 안된다. 상대팀 감독이 점검을 요청했는데 아무것도 나오지 않으면 징계를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투수들의 리듬이 깨진다"고 소리 높였다.
검사의 목적 자체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경기 중에 허용되지 않은 물질을 활용해 더 나은 성적을 내는데 쓰여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투수들을 의심하고, 투구 밸런스를 흔드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 역시 지양해야 한다. 투수들은 "메이저리그 공인구가 지나치게 미끄럽다"고 불만을 표하고 있다. 사무국이 고민을 해봐야 할 대목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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