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2020년대 현대야구는 분석의 스포츠다. 야구통계가 전문화되면서 수비 시프트의 시대가 도래했다. 그 빈틈을 노린 기습번트의 효용도 '뜨거운 감자'다.
왼손 거포의 타격 때 2루수가 외야 잔디 위로 올라서는 '2익수'는 이제 더이상 신기하지 않다. 좌타자의 타석 때 3루수를 1,2루간으로 이동시켜 유격수 한 명이 내야 절반을 커버하는 형태도 이미 흔한 모습이다. KBO리그도 올시즌 외국인 감독이 3명으로 늘어나면서 극단적인 시프트가 여러차례 펼쳐졌다. 외야수 4명 또는 내야수 5명의 시프트가 등장했을 정도다.
그렇다면 수비 빈공간을 공략한 '기습번트'는 어떨까.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제기된 의문이다. 배팅에 비해 번트는 빈 공간을 노리기도 상대적으로 쉽다. 시프트를 적극적으로 쓰는 감독들은 대부분 '시프트를 사용할 정도의 거포가 번트를 대는 것 자체가 이득'이란 입장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이글스 감독이 대표적.
야구 원로 장훈(81)의 생각도 비슷하다. 장훈은 27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TBS '선데이모닝'에 출연, 앞서 26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의 기습번트에 대해 "왜 홈런을 쳐야될 타자가 번트를 대나"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올시즌 오타니는 에이스급 투수일 뿐만 아니라 정상급 슬러거이기도 하다. 이날 1번 지명타자로 나선 오타니는 첫 타석에서 선두타자 홈런을 쏘아올렸다. 시즌 24호. 양대리그 통합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26개)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파드리스·25개)에 이어 전체 3위다. OPS(출루율+장타율)로 따져도 오타니(0.998)를 능가하는 선수는 게레로 주니어(1.125) 타티스 주니어(1.0763)에 닉 카스테야노스(0.999) 한 명이 추가될 뿐이다.
바로 다음 타석인 3회, 무사 2루에서 등장한 오타니는 1루쪽으로 절묘한 기습번트를 성공시켰다. 오타니의 눈부신 스피드가 돋보였다.
하지만 장훈은 "오타니는 지금 타율 2할7푼을 치고 있다. 3할이 안된다. 전 타석에도 홈런을 쳤는데, 홈런을 노렸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게레로 주니어와 홈런 1위를 다투는 선수 아닌가. 가능하다면 홈런왕을 해주길 바란다"는 기대감도 덧붙였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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