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도 : 교수님, 바드는….
준완 : 아는 것 같고, 그럼 소아바드랑 성인바드는 뭐가 다르지? ICU에서 본 바드랑 PICU에서 본 소아바드는 뭐가 달라? 다음에 만나면 대답해 주세요.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율제병원 흉부외과 김준완 교수(정경호 역)는 이처럼 본과 3학년 장홍도에게 계속해서 흉부외과 분야 전문 지식을 물어본다. 처음 심장 뛰는 모습을 보고 흉부외과 전문의의 길을 택한 본인처럼, 의대생 장홍도를 흉부외과 전문의로 이끌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그런데 김준완 교수가 말한 '바드'란 대체 무엇일까? 이대서울병원 흉부외과 류상완 교수와 드라마 속 흉부외과에 대한 궁금증을 함께 풀어봤다.
-'바드'란 무엇인가요?
바드(VAD)는 'Ventricular Assistant Device'의 약자로 쉽게 '심실보조장치'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심실보조장치는 심실에 직접 소규모의 인공펌프를 부착한 후 수축기능이 저하된 심실로부터 직접 혈액을 뽑아내서 다음 단계의 부분으로 분출해줍니다. 인공펌프를 부착한 심실의 위치에 따라 좌심실보조장치(LVAD), 우심실보조장치(RVAD), 양심실보조장치(BIVAD)가 있습니다. 이밖에도 심부전이나 심인성 쇼크 등 심실 기능이 저하됐는데 일반적으로 약물 치료로 호전이 없는 경우, 환자 상태나 치료 방침에 따라 에크모, IABP 등 '기계적 순환보조장치'를 활용합니다.
-소아바드랑 성인바드는 뭐가 다른가요?
대부분 심실보조장치는 심장이식을 대기하는 동안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최근 개발된 심실보조장치의 경우 심실벽에 직접 부착돼 체내 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에 장기간 부착해 생활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단, 소아의 경우 체구가 작기 때문에 체내에 심실보조장치를 삽입할 수 없습니다. 이에 체외형으로 유지하게 되고, 반드시 심장이식을 시행해야 합니다.
-ICU, PICU란 무슨 말인가요?
ICU란 중환자실을 부르는 말입니다. 병원마다 부르는 명칭이 다를 수 있지만 보통 PICU(소아 환자실, Pediatric ICU), NICU(신생아 환자실, Neonatal ICU), MICU(내과계 중환자실, Medical ICU), SICU(외과계 중환자실, Surgical ICU)이라고 부릅니다.
-율제병원 김준완 교수는 의대생 시절 심장이 뛰는 모습을 처음 보고 흉부외과에 가겠다고 결심했는데요. 교수님은 왜 흉부외과를 선택하셨나요?
서울아산병원 인턴 수련 당시 순환 근무로 흉부외과에 근무할 때 일입니다. 저녁 때쯤 한 중년 환자가 급성 대동맥박리증으로 인한 심정지로 심장마사지를 하면서 수술에 들어갔습니다. 너무 급박한 상황이었기에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다음날 출근해보니 그 환자가 앉아서 물을 드시고 계셨습니다. 너무 인상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저 역시 드라마 속 준완처럼, 흉부외과 교수님의 호출로 수술장에 들어가서 뛰는 심장을 만져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 느꼈던 심장 박동을 잊지 못해 저는 애초 지망했던 정형외과 대신 흉부외과, 그것도 심장 파트를 선택했습니다. 사실 전 그 교수님이 저에게만 특별한 기회를 주신 것으로 생각하고 감동했는데, 알고 보니 흉부외과에서 후임을 데려오기 위한 '영업 비법'이었습니다. 이후 저 역시 인턴들에게 해당 방법을 사용해 흉부외과로 올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흉부외과가 인기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수련 과정이 너무 어렵고 힘든데다, 혼자 수술하는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전공의를 마쳐도 전임의 등 추가 수련 기간을 거쳐야 합니다. 흉부외과 전문의, 전공의 수가 많지 않다보니 대학병원의 교수나 종합병원 흉부외과 과장이 되었다 하더라도 거의 평생 당직을 비롯한 모든 업무를 스스로 해야 합니다. 또한 흉부외과 교수는 대학병원을 떠나 흉부외과 전문 분야를 살려 개업을 하기 어려운데요. 간혹 정맥류, 동정맥류, 다한증 등 주제로 개업하는 흉부외과 전문의들이 있긴 하지만 이는 소수입니다.
-그럼에도 흉부외과 교수로서 보람을 느낄 때는?
심장수술을 받는 환자, 보호자분들이 퇴원 후 첫 외래에 오셔서 꼭 하는 말이 있습니다. "교수님,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입니다. 여든이 넘은 분들도 허리를 꾸벅 숙여 인사를 하십니다. 그분들 얼굴에서 안도감이 볼 때, 말씀과 몸짓에 담긴 한없는 진심과 신뢰를 느낄 때, 흉부외과 의사로 살아가는 것이 참 행복한 일임을 다시 깨닫습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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