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우승을 여러 개 해보겠습니다."
'소년궁사' 김제덕(17)의 목소리에는 에너지가 넘쳤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머리카락까지 짧게 자른 김제덕. 그는 연신 "파이팅"을 외치며 긍정 기운을 북돋았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까지 미소 짓게 하는 힘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양궁을 했어요. 초등학교에 양궁부가 있었거든요. 당시 친구가 장난식으로 '해 봐' 추천했어요. 사실 그때까지는 양궁이라는 종목을 몰랐어요. 해보니까 재미있더라고요. 제가 날린 화살이 X10에 꽂히는 쾌감이 있더라고요. 재미있어서 계속했어요. 부모님께서도 하고 싶은 건 계속 하라고 해주셨어요."
재미로 시작했던 양궁. 김제덕은 한 단계씩 꾸준히 성장했다. 2019년 마드리드 유스 챔피언십에서 남자 단체전과 혼성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개인전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양궁 인생. 지금까지 해온 것보다 앞으로 이룰 게 더 많은 나이. 하지만 그 속에서도 힘든 시간은 있었다. 늘 꽃길만 걸은 건 아니다. 부상이 그의 활을 꺾은 힘든 기억이 있다.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어깨부상으로 기권했어요. 2024년 파리올림픽을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재활 치료를 하면서 꾸준히 어깨 관리를 했어요. 활을 쏘면서 좋지 않았던 자세도 고쳤고요. 그러던 중 도쿄 대회가 1년 연기됐어요. 올림픽을 가든 못가든 대표 선발전을 한 번 더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거죠. 한 차례 기권했던 트라우마를 이겨내자는 마음으로 했어요. 이제는 트라우마를 완전히 극복했죠."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온 김제덕. 불과 1년 사이에 훌쩍 성장했다. 그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3위를 기록하며 도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기세를 올렸다. 그는 최근 광주에서 막을 내린 2021년 아시아컵에서 남자 개인과 단체전 우승을 맛봤다. 처음 출전한 성인 국제대회에서 단숨에 정상에 올랐다.
"결승전에서 김우진 형이랑 대결했어요. 부담을 느낀 건 사실이에요. 상대를 신경 쓰기보다는 내 자세를 보완하는 훈련을 한다는 생각으로 임했어요. 우승까지 해서 좋았죠."
모의고사는 끝났다. 실전 무대만 남았다. 김제덕은 도쿄올림픽 개막일 기준으로 만 17세3개월. 도쿄에서 메달을 획득하면 한국 남자 양궁 사상 최연소 메달리스트에 오른다. 첫 번째 목표는 단체전 금메달. 김제덕은 더 나아가 개인, 혼성까지 다관왕에 도전한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리우올림픽을 봤어요. 그냥 재미있게 봤죠. 그런데 제가 도쿄올림픽에 가게 됐어요. 영광이죠. 학교 친구들이 (올림픽)가서 금메달을 따오래요. 제 장점은 과감한 슈팅인 것 같아요. 이번 올림픽에서 자신있는 모습으로 경기를 펼쳐 우승을 여러 개 해 보겠습니다."
진천=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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