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지금 미국 대륙은 이른바 '오타니마니아'로 뜨겁다.
LA 에인절스 일본인 투타 겸업 오타니 쇼헤이가 연일 뜨거운 방망이 솜씨를 뽐내고 있기 때문이다. 마침내 메이저리그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양키스타디움마저 접수했다. 지난 29일 1회 첫 타석에서 우중월 대형 솔로홈런을 터뜨린 그는 30일 경기에서도 시즌 27호, 28호 홈런을 연타석으로 쏘아올리며 이 부문 메이저리그 전체 선두로 올라섰다. 2위인 토론토 블루제이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를 2개차로 제쳤다. 에인절스는 오는 7월 2일까지 뉴욕 양키스와 4연전을 치른다.
투수가 홈런왕을 차지한 건 1919년 베이브 루스 이후 없다. 루스는 그해 타자로 130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2리, 29홈런, 113타점을 올렸고, 투수로는 17경기에 등판해 9승5패,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했다.
오타니 열풍은 메이저리그 전구장에 불고 있다고 과언이 아니다. 29일 양키스타디움에는 2만5054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올시즌 양키스 홈경기 중 두 번째로 많은 팬들이 몰린 것이다. 30일 경기에서도 2만3천여명의 팬들이 양키스타디움을 방문해 '오타니 쇼'를 구경했다. 오타니는 1일 선발로 등판할 예정인데, 뉴욕 팬들은 진정한 투타 겸업 현장을 목격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LA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비하면 변방 구단이나 다름없는 에인절스는 오타니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인절스의 구단 가치는 지난해 포브스 발표 기준 19억7500만달러로 30개 구단 중 9위로 상위권이지만, 다저스(34억달러), 자이언츠(31억달러)의 60% 수준 밖에 안된다. 그렇다고 다저스와 자이언츠를 이길 수 있는 팀 전력을 갖춘 것도 아니다. 에인절스가 매년 300만명 이상의 팬들을 동원할 수 있는 건 시장성 좋은 프랜차이즈 덕분이지 성적이 좋아서가 아니다.
거물급 선수들은 즐비하지만, 투타가 조화롭지 못하다. 에인절스에서 올해 1000만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선수는 5명인데, 투수는 1명 뿐이다. 팀내 연봉 1~4위는 모두 야수다. 중견수 마이크 트라웃이 3712만달러로 1위고, 3루수 앤서니 랜던(2807만달러), 좌익수 저스틴 업튼(2300만달러), 우익수 덱스터 파울러(1659만달러)로 뒤를 잇는다. 선발투수 알렉스 콥이 1500만달러로 팀내 5위다. 더구나 트라웃과 업튼, 파울러는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는 상황이다.
오타니가 홈런 두 방을 터뜨린 이날도 에인절스는 5대11로 졌다. 에인절스의 팀 타율은 2할5푼4리로 전체 4위지만, 팀 평균자책점은 5.01로 밑에서 3번째다. 최근 간판타자들이 빠지면서 공격력도 약화된 게 사실이다. 오타니가 투타의 핵심 역할을 해야 하니, 팀 성적이 좋을 리 없다. 이날 패배로 에인절스는 38승41패를 마크했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4위다. 지구 선두 휴스턴 애스트로스와는 10경기차, 와일드카드 순위에선 8.5경기차로 밀려 있다. 에인절스가 가을야구를 한 것은 2014년이 마지막이다. 올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루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저 '오타니 팀'일 뿐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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