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메이저리그의 기운은 남달랐다.
SSG 이적생 김찬형이 추신수의 품에서 깨어났다.
김찬형은 마음고생이 심했다. 6월 마지막 날인 30일. 6월 마지막 경기인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더블헤더 2차전까지 6월 안타가 하나도 없었다. 17경기 13타수무안타.
찔금찔금 교체 출전하다보니 타격감각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 그를 안타까운 눈으로 지켜보던 이가 있었다.
맏형 추신수였다. 시애틀 시절 눈물 젖은 빵을 먹던 마이너리그 밑바닥 생활을 이겨내고 빅리그 최고 외야수로 성장한 입지전적 선수. 누구 못지 않게 백업 후배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
추신수는 "찬형이가 트레이드 돼서 우리 팀에 오게 됐는데 백업선수로서 고충이 많았을 것이다. 매일 경기에 나가도 안타를 치기 힘든데 가끔 나가서 안타를 치기는 더 힘들 것이다. 매일 경기에 나가도 안타를 치기 힘든데 가끔 나가서 안타를 치기는 더 힘들 것"이라며 안쓰러움을 표했다.
자신감을 찾을 수 있도록 늘 곁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격려를 잊지 않았다.
이날 더블헤더 2차전에 앞서서는 모처럼 선발 출전하는 김찬형을 꼭 안아줬다. 진심을 다해 좋은 결과를 빌었다.
추신수의 진심. 김찬형의 배트 끝에 닿았다.
2회 첫 타석에서 김찬형의 홈런성 타구가 펜스 앞에서 잡히자 벤치에서 추신수는 너무나도 안타까워 했다.
드라마의 시작에 불과했다. 2-4로 뒤진 4회 2사 후 두번째 타석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역전의 물꼬를 텄다. 6월 들어 친 첫 안타였다. 벤치의 추신수가 덩실덩실 기쁨을 표했다. 5회 또 한번 큼직한 타구가 좌익수에게 잡혔다.
타구의 질이 심상치 않았던 날. 기어이 8회 시즌 첫 홈런이 터졌다. 8-4 승리에 쐐기를 박는 귀중한 한방이었다. 이적 후 첫 대포. 기쁨에 겨운 추신수가 이번에는 겅중겅중 뛰며 어쩔 줄 모르게 기뻐했다. 마치 자신의 마수걸이 홈런포 같았다.
4타수2안타 1타점 2득점 맹활약. 메이저리거의 기운이 제대로 전달된 날.
추신수는 "나도 트레이드도 돼 봤고 야구가 잘 안됐던 경험도 있어서, 이야기도 많이 하면서 잘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주고 싶었다. 사실 NC전에서 내가 선발출전하는 날이었는데 감독님께 나 대신 찬형이를 출장시키면 어떻냐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고 이야기 했다. 속 깊은 대선배의 진심에 화답한 날이었다.
김찬형은 "며칠 전부터 신수 선배님께서 '잘 칠거다,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며 정말 큰 힘을 주셨다. 그리고 정이 선배님도 타격하는데 기술적인 조언도 해주셨다. 이적 후 타석에서 결과가 좋지 않아 의기소침해 있었는데 여러 선배님들의 응원과 도움 덕분에 타석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었던 것 같다. 너무 감사드린다. 잘 치고 싶어 성한이 배트로도 쳐보고 그립도 바꿔보고 짧게도 잡아보고 했는데 그런 시도를 해 보는 과정 속에서 안타와 홈런이 나온 것 같다. 이번 홈런을 계기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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