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T 위즈의 국내 에이스 고영표가 국대 에이스의 자질을 갖춰 나가고 있다. 6이닝 이상 소화하는 이닝 이터에 좋지 않을 때 빠르게 노선을 바꾸는 순발력까지 갖췄다.
고영표는 올시즌 13번의 선발 등판에서 모두 6이닝 이상을 던졌다.
5월 12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서 6이닝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되며 퀄리티스타트를 하지 못했는데 그 한번을 뺀 나머지 12번은 모두 퀄리티스타트였다.
QS 12번은 삼성 데이비드 뷰캐넌과 팀동료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함께 공동 1위다. 국내 투수는 두산 베어스 최원준과 삼성 원태인이 9번으로 고영표의 뒤를 잇고 있다.
6이닝 이상 던지지만 투구수가 100개를 넘긴 적이 없다. 올시즌 최다 투구수가 5월 26일 수원 SSG 랜더스전의 100개. 30일 잠실 LG 트윈스전서도 7이닝을 던지는데 87개만 던졌다.
82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삼진이 64개지만 볼넷이 13개 뿐이다. 제구가 나쁘지 않고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어낸다.
고영표는 "존에 들어가다보니까 타자들이 치려고 나오더라"면서 "범타가 나오면 투구수가 줄고 7,8이닝을 던질 수 있다"라고 했다.
고영표는 30일 LG전서 1회말 체인지업이 잘 먹히지 않아 오지환에게 스리런포를 맞으며 위기를 맞았지만 2회부터 안정을 찾고 7회까지 2안타 무실점의 완벽한 피칭을 했다.2회부터 잘 쓰지 않았던 슬라이더를 섞은 것이 효과를 봤다. 주로 투심과 체인지업, 커브 위주로 던졌던 고영표는 이날 1회에 체인지업이 맞아 나가면서 슬라이더를 섞기로 했다. 이날 던진 슬라이더는 총 12개로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가끔 초구에 넣는 슬라이더가 상대 타자들을 헷갈리게 하는 역할을 했다.
아무래도 구종 하나가 더 늘어나면 타자가 생각해야할 경우의 수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고영표의 빠른 대처가 호투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슬라이더를 더하면서 좌타자에 대한 대처도 좋아졌다. 이날 LG는 고영표를 상대하기 위해 6명의 좌타자를 기용했다. 하지만 고영표는 좌타자에게 16타수 2안타의 좋은 모습을 보였다.
고영표는 이전까지 우타자에게 피안타율 2할8리, 좌타자에게 2할5푼3리로 좌타자에게 약한 모습이었지만 이날 LG 좌타자를 효과적으로 막아내면서 좌타자 상대 요령이 늘었다.
고영표는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멤버에 발탁됐다. 현재로선 선발진에 들어갈 확률이 높다. 이번 대표팀에 대해 이전보다 약하다 평가가 많다. 지난 10년간 대표팀을 이끌었던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 등이 빠지면서 확실한 에이스감이 보이지 않는 것이 이유 중 하나다.
고영표는 윽박지르는 모습은 아니지만 제구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있다. 시즌을 치를수록 더 완성형의 투수가 되고 있다.
고영표는 "제일 먼저 봐야할 게 투구 리듬과 체중 전달이다. 그게 된다면 다음은 로케이션이고 그게 되면 커맨드다. 하이볼을 쓴다거나 몸쪽 슬라이더를 쓰는게 된다면 내가 유도한 대로 승률이 높아진다"라고 했다. 30일 LG전은 3단계까지 모두 다 잘된 날이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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