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야구는 실수와 실패의 운동이다.
완성은 없다. 얼마나 실수와 실패를 줄여가느냐 하는 과정이 있을 뿐이다.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하느냐는 선수와 지도자의 몫이다.
SSG 새 사령탑 김원형 감독은 실수에 대한 분명한 소신이 있다.
부임 후 김 감독은 선수들을 모아놓은 자리에서 "에러, 본헤드 플레이, 타격실패에 대해서는 뭐라고 안 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야구야 말로 실수가 쌓여 성공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랬던 김 감독이 지난달 30일 삼성과의 더블헤더 1차전에 이례적인 교체를 했다.
1-1로 맞선 5회초 선두 김지찬의 땅볼 타구를 유격수 박성한(23)이 놓치는 실책을 범하자 곧바로 김성현을 투입했다. 이닝 중 수비 교체. 누가봐도 문책성으로 보였다.
하지만 설명은 달랐다. 김 감독은 1일 삼성전에 앞서 "절대 질책성이 아니었다. 어제는 앞선 타구에 대한 반응도 그랬고, 전조 증세라고 해야 하나, 위기 상황에서 성한이한테 타구가 가면 또 실책을 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수비코치도 같은 생각이었다. 이전 경기 때에는 말도 안되는 에러할 때도 그냥 뒀었다. 성한이는 5월에 안 좋지만 6월에는 실책을 안했다"고 설명했다.
김원형 감독은 1차전을 마친 뒤 박성한을 따로 불러 자신의 생각을 설명했다.
"지금 말한 걸 얘기 했어요. 얼어 있으니까 계속 수비에 있으면 또 다시 에러를 할까봐 바꿨다고 했죠. 어린 선수인데, 성한이를 위한 선택이기도 했죠."
사령탑의 진심이 통했을까. 박성한은 이날 밝은 모습으로 경기를 준비했다.
행여 마음에 상처를 입은 게 아닐까 살펴보던 코치들은 감독에게 이상 없음을 알렸다.
"훈련하는데 크게 신경 안쓴다는데요. 밥도 두 그릇 먹었다고 하고요.(웃음) 제가 원하는 게 바로 그런 모습입니다. 성한이는 오늘 스타팅으로 나갑니다."
어린 선수의 트라우마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한 사령탑. 혹시 모를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세심한 리더십이 선수의 파이팅을 자극하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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