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KBO리그가 코로나19 사태를 뚫고 개막 3개월 만에 마침내 반화점을 돌았다.
전반 레이스의 '승자'는 디펜딩챔피언도 아니고 전통의 강호들도 아니었다. 6월말부터 압도적인 상승세를 탄 막내 구단 KT 위즈가 순위표 맨꼭대기를 점령하고 있다.
KT는 지난 2일 수원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의 호투에 힘입어 4대1로 이기며 7연승을 달렸다. KT는 43승27패로 유일한 6할대 승률(0.614)을 마크 중이다. 2위 삼성 라이온즈(42승32패1무)에 3경기차 앞서 있고, 최하위 한화 이글스(27승46패)와의 승차는 17.5게임이다.
페넌트레이스는 이날까지 361경기를 소화해 전체 일정의 절반을 넘어섰다. 70경기를 치른 KT는 반환점(72경기)까지 남은 2경기를 모두 져도 1위를 지킨다.
3개월 가까이 지속됐던 선두 싸움이 KT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1,2위간 승차가 3게임으로 벌어진 건 올시즌 처음이다. 5월 이후 삼성, LG, SSG, KT 등이 돌아가면서 앉았던 1위 자리는 이제 KT의 전용석이 된 모양새다. KT를 견제할 팀이 사실상 없다.
2015년부터 1군에 참가한 KT가 이처럼 주도적으로 레이스를 벌인 것은 처음이다. 일시적 상승 효과가 아니라는 걸 현장 감독들과 전문가들이 인정한다. 이날 현재 KT는 팀 평균자책점(4.01) 2위, 팀 타율(0.270) 5위, 평균 득점(5.46) 2위에 올라 있다. 안정된 투타 전력이 돋보인다는 소리다. KT가 끈질기고 탄탄하다는 건 역전승이 24개로 가장 많고, 역전패가 9개로 가장 적다는 사실에서 드러난다.
만년 하위권에 머물 것 같았던 KT는 지난해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오르면서 팀의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육성과 트레이드, FA 영입 등 전력을 어떻게 꾸려나가야 효과적인 지를 시행착오 끝에 완성했다고 볼 수 있다. 올시즌 KT의 주축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마운드에서는 고영표 배제성 소형준 등 젊은 선발들의 활약과 주 권 김재윤 박시영 등 베테랑들의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다. 타선은 유한준 박경수 황재균 장성우 등 고참들과 조용호 배대성 심우준 강백호 등 젊은 선수들의 조화가 돋보인다.
이강철 감독은 "선수들이 이기는데 익숙해져 연패가 있어도 작년만큼 불안하지 않다"고 했고, 팀 최고참 유한준은 "우린 강팀이란 생각, 우리는 무너지지 않을 거란 확신이 작년과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누가 뭐래도 팀이 강해지려면 일단 성적을 내고 볼 일이다. '리빌딩'을 포함한 전력 강화 방안이 어떤 형태로든 효과를 보려면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야 한다. 선수단 내 확신과 자신감, 이를 아우르는 리더십 등 모든 것은 성적에서 비롯된다는 걸 KT가 전반기에 제대로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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