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명가' 대한항공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 열린 공식 대회에서 포스코에너지를 꺾고 짜릿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대한항공은 2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67회 픽셀스코프 전국남녀종별탁구선수권 여자일반부 단체 결승전에서 난적 포스코에너지와 혈투 끝에 3대2로 역전승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우여곡절 끝에 1년반만에 열린 대회, 우승 각오는 그 어느 때보다 결연했다. 핵심 멤버인 포스코에너지 에이스 전지희, 대한항공 에이스 신유빈가 20일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 준비를 위해 빠진 상황. 양 팀 선수들의 양보 없는 한판 승부가 시작됐다.
초반은 포스코에너지의 분위기였다.제1복식에서 대한항공 이은혜-지은채조가 포스코 양하은-유한나조에 1대2(13-11, 7-11, 8-11)로 패했다. 이어진 단식에선 중국 귀화 에이스 김하영이 '포스코 신성' 유한나에게 0대3(8-11, 7-11, 8-11)으로 완패했다. 2경기를 먼저 따낸 포스코에너지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으나 3단식에서 이은혜가 '국대 출신 에이스' 양하은을 3대0(11-3, 11-6, 11-7)으로 돌려세우며 분위기를 뒤집었고, 이어 지은채가 4단식에서 이다솜을 3대1(8-11, 11-1, 11-6, 11-9)로 꺾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2경기를 잇달아 잡아낸 대한항공의 사기가 충천했다. 마지막 5단식은 강다연과 김별님의 대결. 강다연이 김별님이 9-11로 첫 세트를 내준 후 내리 11-3, 11-9, 11-7로 내리 3세트를 잡아내며 3대2. 극적인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코로나 위기 속에 하나로 뭉쳐 오직 훈련에만 전념해온 대한항공의 끈끈한 팀워크,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정신력의 승리였다.
'백전노장' 강문수 대한항공 감독은 "1986년 아시안게임, 1988년 올림픽 때만큼 감격스럽다. 역전우승 순간 눈물이 왈칵 솟더라"는 소감을 전했다. "코로나로 인해 대회도 못하고, 이런저런 어려운 일이 많았는데 선수들이 흔들림 없이 믿고 따라준 것이 너무 고맙다. 당예서 코치도 꼼꼼한 전력분석과 선수들 하나하나를 잘 챙기는 세심한 노력으로 우승에 큰 힘이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레전드' 강문수 감독이 2019년 6월 부임한 이후 대한항공이 들어올린 3번째 우승컵이다. 코로나로 인해 부임 후 대회를 5번밖에 하지 못했지만 이중 3번의 단체전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명장'의 힘을 입증했다. 강 감독은 "이번 대회 8강에서 삼성생명, 4강에서 미래에셋대우, 결승에서 포스코에너지 등을 모두 이겼다. 1년반만에 열린 대회에서 우리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뭉쳐 이뤄낸 우승이라는 점에서 더욱 값지다"고 평했다. "결승전에서 0-2로 밀릴 때 이은혜에게 '승패 생각하지 말고 네 역할만 하라'고 했는데 이은혜가 할 일을 정말 잘해줬다. 지은채도 자신의 몫을 거뜬히 해냈고, 강다연도 코로나 시기 훈련에 전념하면서 탁구가 정말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비행기 회사 아니냐. '비'전을 갖고 '행'동에 옮기면 '기'적이 일어난다는 삼행시를 선수들에게 강조했는데 오늘 우리 선수들이 정말 힘든 가운데 기적을 만들어줬다. 앞으로 대한항공 탁구단이 더 높이 비상하는데 큰 도움이 될 우승"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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