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유한준과 외인 타자가 빠져 있는 KT위즈.
배정대가 4번으로 출전중이다. 고개를 갸웃했던 사람들. 이제는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제대로 4번 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4번으로 출전한 경기에서 40타수12안타(0.300)2홈런 15타점. 장타율이 0.550에 달한다.
주중 3연전 중 유일하게 열렸던 8일 삼성전은 1,2위 간 경기로 관심을 모았던 경기. KT가 3대2 한점 차 승리로 1위의 자존심을 지켰다. 그 중심에 '4번 배정대'가 있었다.
배정대는 이날 결승 홈런 포함, 멀티히트로 선제 2타점을 쓸어 담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0-0으로 맞선 2회초 선두 타자로 나와 뷰캐넌의 147㎞ 높은 패스트볼을 거침 없이 당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라이온즈파크 외야 관중석 2층에 떨어지는 120m짜리 대형 홈런.
"이번 시리즈 들어오기 전에 타격코치님께서 적극적으로 치라고 주문하셨어요. 1볼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친 것이 좋은 홈런으로 이어졌습니다."
KT전 통산 3전 3승을 기록중이던 상대 에이스의 기세를 꺾는 중요한 한방이었다. 끝이 아니었다. 1-0으로 앞선 3회 1사 1,2루에서는 뷰캐넌의 커터를 툭 밀어 중전 적시타로 연결시켰다. 순간 대처 능력이 돋보였던 센스 만점의 적시타. 언터처블 피칭을 선보이던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의 호투를 감안하면 중요한 추가타점이었다.
4번 배치 후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배정대. KT 이강철 감독도 "정대가 상황에 맞는 적절한 타격으로 해결해 주며 4번 타자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본인도 즐기고 있고, 3할대에 타점도 나오고 있으니 좋은 것 같다"며 지속적인 4번 배치의 이유를 밝혔다.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게 아니다. 배정대가 4번을 만든다.
이게 무슨 말일까.
배정대는 카멜레온 같은 변신 능력이 있는 타자다.
자신의 위치에 맞게 자유자재로 변신한다. 1,2번에 놓으면 출루율이 올라가고, 중심에 놓으면 장타율이 올라간다.
4번 중책, 게다가 리그 최고 타자 강백호 뒤 나오는 타자다. 부담감을 느끼지 않을까. 그는 오히려 "재미있다"며 웃는다. 최강 멘탈. 비결이 뭘까.
"저는 오히려 어느 정도 압박을 받아야 집중이 되는 스타일이에요. 오늘은 못 쳤지만 상대가 백호를 거르고 저와 승부하면 될 거란 생각을 하면 조금 더 집중하게 되는 거 같아요."
함부로 강백호를 거를 수 없는 이유. 눈에 불을 켜고 기다리는 배정대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꼭 필요한 점수를 적재적소에 불러들이는 효율 만점의 KT 타선. 그 중심에 위즈의 새로운 4번타자 배정대가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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