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대화의 희열3' 박세리가 진정한 '세리 플렉스'를 보여줬다.
지난 8일 방송된 KBS 2TV '대화의 희열3'에서는 '리치 언니' 박세리가 전 국민에게 희망을 선사했던 '골프 여제' 시절을 소환해 관심을 모았다. 실력과 노력, 도전 정신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른 박세리의 이야기는 감동과 울림을 전했다. 나아가 지금의 '리치 언니'가 보여주는 플렉스의 근원은 골프와 삶을 대하는 그녀의 태도에 있음을 알게 해줬다.
'골프 여제'의 출발은 각성의 순간부터 시작됐다. 중학생 박세리는 사업 실패로 힘든 부모님을 보며 "꼭 돈방석에 앉게 해드려야 겠다"고 다짐하며, 공 하나하나 칠 때마다 목표를 되새겼다고. 그렇게 프로 잡는 괴물 아마추어가 된 박세리는 꿈을 더 크게 키워 미국 LPGA에 도전했다. 미국 진출 4개월 만에 초고속 우승을 한 박세리는 인터뷰에서 이 대회가 메이저 대회였음을 알았다는 반전 일화로 웃음을 안겼다.
이어 박세리 하면 떠오르는 전설의 1998년 US여자오픈 경기 우승 이야기가 펼쳐졌다. 박세리는 패색이 짙은 경기에서 포기하지 않고 연못으로 들어가 맨발 투혼샷을 날렸다. 그 때의 결정에 대해 박세리는 "도전 정신 밖에 없었던 같다. 불가능하더라도 해보자. 공에서 희망이 보였다"고 회상했다. 이승국은 "IMF로 모두가 힘든 시기 '끝까지 몸부림치면 기적이 일어날 수 있어'를 보여준 것 같다"고, 김중혁은 "양말을 벗는 순간 새하얀 맨발이 보이는데 '정말 열심히 연습했구나' 노력의 시간이 보였다"며, 국민들이 박세리의 모습에 용기와 위로를 얻은 이유를 이야기했다.
슬럼프를 극복한 박세리의 이야기는 또 다른 울림을 줬다. 박세리는 꿈이었던 LPGA 명예의 전당 목표를 달성한 후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박세리는 "몸이 아프거나 다쳐서 슬럼프가 온 게 아니었다. 어제와 오늘의 내가 다른 느낌이었고, 어느 순간 감을 잃었다"라고 말했다. 박세리는 슬럼프 탈출을 위해 자신을 더 혹독하게 몰아붙이며 연습을 했다고. 그러나 그럴수록 슬럼프는 더 깊어져 박세리를 더 괴롭게 했다.
거의 골프 포기 상태까지 갔던 박세리는 뜻밖에도 손가락 부상으로 슬럼프 극복을 하게 됐다. 어쩔 수 없이 골프채를 내려 놓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박세리는 "경주마처럼 앞만 보며 달린 것 같다. 주위에 누가 있는지 보게 되고, 다시 필드에서 시작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고, 점점 긍정적으로 바뀌게 된 것 같다"며 슬럼프에서 깨달은 삶의 마음가짐을 말했다.
박세리는 '리치 언니'의 진짜 의미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LPGA에서 한국인 최초로 상금 천만 달러를 돌파한 선수인 박세리는 대회 상금만 한화로 약 140억 원 정도를 받았다고. 모두가 박세리의 '리치'함을 부러워하자 박세리는 "리치가 그 리치(돈이 많다는 것)가 아니다. 모든 게 넉넉했으면 좋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날 박세리는 진솔하게 자신의 골프 인생을 들려줬다. '리치 언니' 이전의 '골프 여제'의 역사는 지금의 박세리를 만들었음을 짐작하게 했다. 박세리는 골프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역사를 쓴 레전드였고, 국민들이 힘들었던 시기 희망의 아이콘이었고, 수많은 세리키즈 골프 유망주를 탄생시킨 우상이었다. 박세리가 걸어온 시간과 수없이 날린 공들이 지금의 '리치 언니' 박세리를 더 빛나게 해줬다. 오랜 시간 다져진 '세리 플렉스'를 보여준 시간이었다.
은퇴 후, 세리 키즈들과 올림픽 여자 골프 대표팀 감독으로 함께하게 된 박세리는 후배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박세리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로 "자신한테 인색하지 말자. 스스로 더 아껴줘야 한다. 그래야 시작할 수 있는 힘과 원동력이 생긴다"라는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따뜻한 말을 남기며, 마지막까지 훈훈함을 자아냈다.
anjee8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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