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대체 선발'이라는 타이틀은 이제 어울리지 않는다.
한화 이글스 윤대경(27)이 또 한 번의 역투를 펼쳤다. 윤대경은 11일 인천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안타 2볼넷(2사구)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는 92개. 이닝-투구수 모두 올 시즌 최다 기록이다.
출발은 불안했다. 1회말 1사후 제이미 로맥과 추신수에게 잇달아 볼넷을 내줬다. 이어진 1사 1, 2루에서 한유섬과 상대하던 도중 로맥과 언쟁을 벌이면서 잠시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그러나 윤대경은 한유섬 최주환을 각각 뜬공 처리했다. 2회 2사후에도 이흥련 김성현에게 연속 안타를 내줬으나 최지훈을 뜬공으로 잡고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3회엔 선두 타자 로맥에게 안타를 내줬으나, 추신수를 1루수 병살타로 잡았다. 2-0으로 앞서던 4회엔 최주환에 사구, 오태곤에 좌전 안타를 내준 뒤 박성한 이흥련의 진루타로 추격점을 내줬지만, 2사 2루에서 김성현을 땅볼로 잡고 동점을 내주지 않았다. 마지막 5회에도 1사후 로맥에 사구를 내줬으나, 추신수에게 또다시 병살타를 유도하면서 기어이 5이닝을 채웠다.
윤대경은 올 시즌 필승조로 낙점돼 불펜에서 출발했다.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지난달 초 닉 킹험의 부상으로 생긴 선발진 구멍을 메우기 위해 윤대경을 선발로 전환하는 모험을 택했다. 2013년 삼성 입단 후 줄곧 2군을 전전하다 방출돼 일본 독립리그를 거쳐 지난해 한화에서 가능성을 드러낸 윤대경이었지만, 부족한 선발 경험과 체력 탓에 선발 전환 성공 여부는 미지수였다. 그러나 윤대경은 경기를 거듭하면서 완급 조절, 위기 관리 능력을 갖추면서 어엿한 선발 투수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SSG전에선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투구수(73개, 6월 22일 대구 삼성전)를 돌파했고, 두 번째 최다 이닝(5이닝, 6월 16일 대전 롯데전)까지 기록했다.
윤대경은 승리라는 열매까지 따진 못했다. 2-1로 앞선 6회말 김범수에게 마운드에 넘겼으나, 곧 동점이 되면서 기회가 날아갔다. 그러나 스스로의 힘으로 성장세를 증명한 윤대경이나 이를 지켜본 한화 벤치 모두에게 분명 의미 있는 승부였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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