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바이러스 '청정 지대'를 자랑하던 KBO리그가 코로나19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KBO는 지난해 입장 관중은 물론 1군 선수단에서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자 올해 '모범적인 방역 사례'임을 앞세워 관중 입장 제한 완화를 정부에 꾸준히 요청했다. 실제 정부는 7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방침을 세우면서 실외 프로 스포츠의 관중 제한 요건을 단계별로 차등을 두고 최대 70%까지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방역에 애를 쓴 KBO와 각 구단의 노력의 결과물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최근 일부 선수들의 일탈로 확진자가 나오면서 리그가 중단되는 등 KBO는 국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해 1월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KBO는 클린베이스볼센터를 통해 각 구단의 코로나19 관련 사항을 보고 받으면서 사태를 관리하고 있다. 도박, 음주, 폭행 등 리그의 일반적 품격 손상 행위에 대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 온 센터가 최근 할 일이 많아진 것이다. 지난 19일에는 KT 위즈 코치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선수단이 자가격리에 들어갔고, PCR 검사를 진행한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이날까지 KBO리그 감독, 코치, 선수 등 선수단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총 9명이다. 지난해에는 한화 이글스 2군 선수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을 뿐 1군서는 확진자가 없었다. 하지만 올해 7월 들어 한꺼번에 7명의 1군 멤버가 확진자로 판명났다. NC 다이노스 선수 3명, 두산 베어스 선수 2명, KT 코치 2명 등이다.
일상에서 감염된 사례도 있지만, 방역 수칙 위반의 경우가 다수다. 특히 서울 원정 숙소에서 방역 수칙을 넘어선 인원이 모여 술자리를 한 NC 선수들과 음성 반응이 나오기는 했으나 자리를 함께 한 것으로 알려진 한화와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에게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과태료가 부과되고 경찰 수사를 받는 상황이니 프로 선수로서 체면이 말이 아니다.
KBO리그는 더 이상 청정 지대가 아니다. 리그 중단이 결정된 지난 12일 KBO 등록 현황에 따르면 10개 구단 1군 규모는 코칭스태프 100명, 선수 277명으로 총 377명이다. 이를 기준으로 KBO리그 1군 코로나19 감염률을 계산하면 1.86%가 된다.
전체 국민 평균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20일 0시 기준 우리나라 코로나19 확진자는 18만481명으로 통계청 기준 대한민국 총인구 5182만1669명의 0.35%가 감염됐다. KBO리그 1군 감염률이 5배가 넘는 것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제는 지역별 감염 현황을 공개할 뿐 특정 직업군을 대상으로 감염률을 파악하지는 않는다.
KBO리그 표본이 작다 하더라도 평균의 5배가 넘는다는 건 심각하게 바라봐야 할 사안이다. KBO리그 선수들은 시즌 중 절반 이상의 시간을 단체 생활로 보내기 때문에 확진자가 나타나면 걷잡을 수 없이 퍼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취약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방역 수칙을 어겨가면서까지 사적 모임을 가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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