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남자 태권도 68㎏급 세계 1위. 자타공인 '태권 황제' 이대훈이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 나섰다. 화려한 '라스트 댄스'로 그간 인연이 없던 올림픽 금메달로 최고의 피날레를 노렸다. 하지만 이 꿈이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첫 판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이대훈은 25일 오후 일본 지바현의 마쿠하리메세홀A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태권도 68㎏급 16강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의 울루그벡 라쉬토프를 상대로 고전한 끝에 연장에서 19대21로 졌다. 충격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없는 결과다. 이대훈은 현재 세계 랭킹 1위다. 세계태권도연맹(WT)이 7월 1일 랭킹 기준으로 올림픽 시드를 배정한 결과 이대훈은 부전승으로 16강에 올랐다. 1차전에서 포파나를 꺾고 올라온 라쉬토프와 대결했다. 세계랭킹 17위 라쉬토프는 이대훈의 적수로 여겨지지 못했다. 하지만 첫 경기를 승리로 따내며 몸을 제대로 푼 라쉬토프는 이대훈보다 몸놀림이 가벼웠다.
경기 시작 직후 신중히 상대와의 간격을 재던 이대훈은 1회전 30초 만에 이대훈 왼발 돌려차기로 몸통을 적중해 2점을 따냈다. 상대도 펀치로 1점을 만회. 이어 이대훈이 30초 뒤 왼발 돌려차기를 다시 성공해 4-1을 만들었다. 상대도 2점 따라붙었다. 4-3으로 팽팽하던 경기는 30초 남기고 격차가 벌어졌다. 이대훈이 머리 공격으로 3점을 추가해 7-3을 만든 뒤 돌려차기 2점, 상대 감점으로 1점을 보태 10-3으로 끝냈다. 승기가 기운 듯 했다.
그러나 2회전부터 이상 조짐이 포착됐다. 중반 이후 라쉬토프가 돌려차기로 이대훈의 얼굴을 맞히며 한꺼번에 5점을 따냈다. 이후 2점을 추가해 11-15까지 추격해왔다. 그러나 이대훈이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경기를 운영해 17-11로 다시 간격을 벌렸다. 마지막 3회전. 반칙 여부를 판정하느라 경기가 바로 시작되지 못했다. 라쉬토프가 뜻밖의 휴식을 얻어 체력을 회복했다.
이게 경기 변수가 됐다. 시작 직후 라쉬토프가 회전으로 몸통을 맞히며 4점을 따라붙었다. 2점차로 박빙 싸움이 됐다. 이대훈은 왼발 돌려차기로 1점을 따냈다. 하지만 감점을 받아 18-16이 됐다. 여기서 충격적인 상황. 라쉬토프가 돌려차기로 이대훈의 머리를 맞혀 19-18로 역전했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었다. 이대훈이 10초를 채 안남기고 간신히 동점을 만들었다. 4회전 연장전 골든 포인트로 싸움이 이어졌다. 서로 간격을 노리다 라쉬토프의 발차기가 먼저 이대훈의 몸통에 맞았다. 이대훈은 헤드 기어를 바닥으로 내팽개쳤다. '태권 종주국'의 자존심도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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