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마음이 모아지면 기적이 이뤄진다.
김진욱 발탁은 한국야구 미래를 건 대표팀 김경문 감독의 승부수.
논란 속에서도 좌완 루키 이의리에 이어 김진욱을 깜짝 발탁했다. 2002년생 최연소 듀오부터 1982년생 최고참 오승환까지 20년 나이차 다양한 스펙트럼의 선수단이 구성됐다.
의도한 결과다. 김 감독은 한국야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고민이 큰 사령탑이다. 비 소집 기간 동안 틈 나는 대로 고교야구가 열리는 목동야구장을 찾아 유망주들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이유다.
가장 큰 고민은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 트로이카 이후다. 한국야구 10년 미래를 이끌어갈 영건들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다. 이번 도쿄올림픽 무대는 이의리 김진욱 원태인 등 젊은 피들의 폭풍 성장을 이끌어낼 대한민국 에이스 만들기 기회다.
우려도 있다. 젊은 투수로서 떨쳐내야 할 부담감이다.
음주사건으로 이탈한 내야수 박민우 대신 추가 발탁된 김진욱으로선 마음의 부담이 더 크다.
그 마음, 사령탑은 누구보다 잘 안다. 겁 없이 뿌릴 때 가장 놀랄 만한 퍼포먼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명품 직구의 소유자. 자신감 심어주기에 김경문 감독이 팔을 걷어붙였다.
24일 LG전을 마친 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진욱은 이런 말을 했다.
"감독님께서 훈련 시작할 때마다 '자신 있게 하라'면서, 주먹 하이파이브를 해주세요. 늘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시려 하시죠. '가운데만 보고 던지면 아무도 못 친다'고 말씀해 주세요."
반복적 주문 같은 암시의 힘이었을까.
이날 대표팀 데뷔전에서 김진욱은 인상적인 피칭을 했다. 1이닝 2K 퍼펙트. 씩씩하게 뿌린 147㎞의 패스트볼에는 힘이 실려 있었다.
경기 후 선수단 부상 등으로 굳어있던 김경문 감독의 표정은 김진욱 이야기에 환해졌다.
"기대보다 공이 좋던데요. 좋은 공을 던졌어요. 김진욱 이의리 선수가 서로 다른 장점이 있어요. 이번 대회에서 자기 것을 잘 던지게 되면 대표팀에도 큰 힘이 될 겁니다. 칭찬 많이 해주고 싶어요."
이 역시 김진욱 기 살리기의 일환이었을까.
김진욱은 마지막 리허설이었던 25일 키움전에도 2-1로 앞선 8회 1사 후 등판해, 동점 위기를 맞았지만 씩씩한 직구로 삼진을 솎아내며 자력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칭찬의 암시가 계속되면 현실이 된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사령탑. 대표팀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영건의 폭풍성장을 바라는 마음이 선수에게 스며들었다. 멋지게 핀 꽃으로 화답할 차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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