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새 역사를 꿈꿨지만, 결과는 눈물이었다.
진종오(42·서울시청)가 도쿄올림픽을 '노메달'로 마무리 했다. 진종오는 27일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펼쳐진 대회 10m 공기권총 혼성전에서 추가은(20·IBK기업은행)과 짝을 이뤄 출전했으나, 00위에 그치면서 8위까지 주어지는 결선행에 실패했다. 10m 공기권총 개인전에서 15위로 결선에 오르지 못했던 진종오는 혼성전에서도 결선 티켓을 쥐지 못하면서 이번 대회를 마무리 했다.
진종오에게 이번 도쿄올림픽은 의미가 남다른 도전이었다. 앞선 네 번의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를 따며 '신궁' 김수녕(금4은1동1)과 함께 한국 올림피언 개인 최다 메달을 기록 중이었던 진종오는 이번 대회를 통해 전설을 뛰어 넘어 새 역사를 쓰고자 했다. 주종목인 50m 권총 폐지, 대표 선발전 부진으로 한때 은퇴 권유까지 들었던 그가 끝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가며 도쿄행 의지를 불태웠던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세월의 무게를 이길 순 없었다. 진종오는 개인전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실수를 범하면서 부담감을 숨기지 못했다. 심기일전한 혼성전에서도 대역전 드라마는 없었다.
결선행 실패가 확정된 후 진종오는 추가은의 유니폼에 달린 번호표를 손수 떼준 뒤 사인과 함께 '가은아, 이제는 승리할 날들만 남았다'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대회를 마무리 했다. 진종오는 "두 번 다시 이런 기회가 있을까 싶었다. 갑자기 떠올라 하게 됐다. 평생 기억에 남는 순간이기에 기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진종오는 "무슨 말을 해야할지 떠오르지 않는다. 부족함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채우기 위해 야간 훈련까지 하며 준비했는데, '세월에 장사 없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함께 경기에 나선 추가은을 두고는 "첫 올림픽이다. 이제 스타트를 끊었다. 다음엔 세계 정상권 선수들과 겨룰 것"이라며 "진종오와 호흡을 맞춰 부담이 컸을 것이다. 실수를 하면 본인이 가장 속상하다. 성적을 떠나 열심히 하는 모습도 인정해주셨으면 한다. 가은이에게 심한 비난은 하지 말아주셨으면 한다"고 응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진종오는 "나이는 못 속이는 것 같다. 예전보다 확실히 집중력 등 몸의 변화를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거기까지 하겠다. 은퇴를 자꾸 물어보는데, 아직까진 '은퇴'라는 단어를 떠올리고 싶진 않다. 회사를 관두는 것과 같지 않나"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귀국한 뒤 당분간은 총과 멀어질 것"이라고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도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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