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이스라엘전을 앞둔 김경문호,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첫 경기가 결과를 좌우할수도 있는 도쿄올림픽의 특성 탓이다. 이스라엘, 미국과의 예선 두 경기 성적에 따라 본선에서 걷게 될 길이 달라진다. 2연승으로 조 1위를 차지해 A조 1위팀과 맞붙어 승리하면 준결승전으로 직행한다. 그러나 2위 내지 3위로 본선에 오를 시 승-패에 따라 복잡한 사다리를 타야 한다. 첫 경기부터 내용과 결과 모두 최상의 결과를 얻고 분위기를 타야 하는 셈.
4년 전 악몽도 빼놓을 수 없다.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본선 1라운드 A조 첫 경기에서 한국은 이스라엘에 연장 접전 끝에 1대2로 졌다. 이른바 '고척 참사'로 명명된 승부. 당시 한국 타자들은 이스라엘 선발 조쉬 자이드(34)의 역투에 막혀 점수를 뽑아내지 못했고, 결국 참사의 빌미를 제공했다.
2018년 현역 은퇴한 자이드는 시카고 컵스 재활 피칭 코디네이터이자 분석가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번 도쿄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이스라엘 시민권을 획득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4년 전 기억이 생생한 이스라엘이 다시 자이드를 앞세워 이변을 노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허구연 해설위원은 "자이드가 선발로 바로 나올 수도 있지만, 다른 투수를 먼저 내세운 뒤 두 번째 투수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어느 팀이든 1~2선발은 좋은 투수라고 봐야 한다"며 "이스라엘은 약해 보여도 미국계 선수들이 대부분"이라며 "WBC 때도 결국 우리가 선취점을 빨리 뽑지 못해 조급해진 감이 있다. 많은 점수를 내진 못해도 빠른 이닝에서 선취점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자이드 외에도 빅리그 통산 275홈런을 쏘아 올린 이안 킨슬러 등 무시 못할 경력을 갖춘 타자들이 포진해있다. 미국계 선수들이 대부분이지만 '유대인'이라는 공통점으로 만들어진 응집력은 예선 B조의 한국, 미국보다 오히려 낫다는 평가. 대표팀 관계자는 "전력분석을 해보니 만만한 상대가 결코 아니다. 한국전에 총력전으로 나설 것"이라고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과연 이스라엘은 어떤 노림수를 들고 김경문호를 상대할까.
도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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