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일본)=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천금의 적시타였다.
도미니카공화국전 끝내기 승리의 주역은 단연 이정후였다. 이정후는 1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구장에서 열린 도미니카와의 도쿄올림픽 녹아웃 스테이지 1시리즈에서 2-3으로 뒤지던 9회말 1사 2루에서 좌익수 왼쪽 2루타를 치면서 동점 적시타를 기록했다. 이 점수를 발판으로 한국은 김현수의 끝내기 적시타까지 보태 도미니카에 4대3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끈질긴 승부 끝에 만든 안타였다. 도미니카 선발 루이스 카스티요를 상대로 불리한 볼카운트에 놓인 상태에서 잇달아 파울을 만들면서 물고 늘어졌다. 마지막 순간 이정수가 밀어친 타구가 좌선상 안쪽에 떨어졌고, 동점 적시타로 연결됐다.
이정후는 "계속 끌려가던 상황이었는데 찬스가 한번은 더 올 것이라고 봤고, 잡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이겨서 너무 기분 좋다"고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안타 상황을 두고는 "구속이 빠른 투수였다. 직구 스피드에 비해 체인지업 속도차가 많이 나진 않았다. 빠른 공에 타이밍을 맞추고자 했다"며 "커트를 하며 공을 많이 봐서 눈에 익은 상태에서 컨택트 위주로 짧게 치자고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9회말 타점은 모두 외야수들의 손에서 나왔다. 박해민을 시작으로 이정후-김현수가 잇달아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이정후는 "(김)현수 선배님이 투수가 바뀔 때마다 '한번은 무조건 기회가 온다, 그때 잡으면 된다'고 이야기를 했다"며 "함께 모여 이야기한 외야수들이 모두 안타를 쳐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2006 WBC, 2008 베이징올림픽을 보면서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워온 이정후에게 이번 올림픽은 남다른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다. 아버지 이종범과 마찬가지로 태극마크를 짊어지고 그라운드에 서는 감정 역시 특별할 만하다. 이정후는 "아버지는 '첫 올림픽이니 너무 부담갖지 말고 할 수 있는 것만 최선 다하라' 했는데 든든한 선배 많아 부담감 전혀 없다"며 "대표팀이란 자리가 결과 내야 하는 자리지만, 이 또한 좋은 경험 아닌가 싶다. 투수도 수준 높은 투수가 많다. 이런 투수 상대가 내게 도움 많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림픽을 두고는 "재밌다. 오늘 경기도 너무 극적으로 이겼고 이스라엘도 끝내기로 이겼다. 미국전은 미국이 좀 더 나았다고 본다. 팀 분위기가 너무 좋다. 내일 꼭 이겨서 4강에 가고 싶다"며 "우승하고 싶다는 말 밖에 생각이 안난다. 꼭 우승하고,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마 초등생들은 (WBC, 올림픽 등) 그 당시 내가 느낀 감정을 지금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땐 내가 한 일도 아닌데 친구들한테 자랑하고 다녔던 기억도 난다"며 "우리가 좋은 결과를 내서 야구 하는 친구들과 야구에 관심 없었던 친구들에게 좋은 계기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했다.
이정후는 2일 낮 12시 이스라엘과의 녹아웃 스테이지 2시리즈에 출전한다. 반나절 휴식 후 다시 경기를 나서야 하는 만큼 체력 관리가 쉽지 않을 전망. 이정후는 "이스라엘이 쉽지 않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이겨야 편하게 갈 수 있는 상황"이라며 "내일 결승전이라 생각하고 임해야 한다. 내일은 점수차 좀 나게 이겼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요코하마(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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