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일본)=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가시밭길이 된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 김경문 감독이 택한 카드는 19세 신인 투수 이의리(KIA 타이거즈)였다. 이의리는 1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구장에서 열리는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도쿄올림픽 녹아웃 스테이지 첫판 선발 투수로 낙점됐다.
사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긴 하다. 이스라엘-미국과의 두 차례 승부에서 투수 자원을 소모한 대표팀에서 마운드에 서지 않은 투수는 이의리 뿐이다. 이스라엘전에 등판한 원태인(48개)과 최원준(43개)의 투구수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단 이틀을 쉬고 선발 등판하기엔 무리. 소속팀에서 각각 선발로 뛰던 박세웅과 김민우도 미국전에 불펜 등판하면서 도미니카공화국전에 활용할 수 있는 선발 자원은 이의리만 남게 됐다. 차우찬도 선발로 활용할 수 있지만, 국내서 보인 부진을 고려하면 이의리를 택한 김 감독의 선택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이의리는 이번 대회 전 가장 주목 받는 투수였다. 신인이지만 KIA 선발진에 포함돼 4승(3패), 평균자책점 3.89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150㎞ 안팎의 힘있는 직구도 강점으로 꼽혔다. 예선을 1위로 통과했다면 한-일전 스페셜리스트로 낙점 받을 것으로 전망된 투수였다.
결과를 떠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 등판이다. 그동안 대표팀 좌완 에이스 계보를 이어온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에 이어 중책을 맡는다는 상징성이 크다. 이번 대회를 통해 대표팀 미래 자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투수의 발견과 경험 축적을 강조했던 김 감독의 말도 곱씹어 볼 만하다.
생애 첫 성인 대표팀에 합류하지마자 중책을 맡은 이의리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KIA에서 프로 무대 경험을 쌓았지만 국제 무대는 또 다른 색깔이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를 경험하게 되면서 장차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된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다.
이의리가 김 감독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한다면, 한국 야구의 좌완 에이스 계보는 새로 써질지도 모를 일이다.
요코하마(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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