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쯤되면 '돌풍'을 넘어 '태풍'이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상승세가 무섭다. 인천은 지난 3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22라운드에서 4대1 대승을 거뒀다. 3연승과 함께 최근 7경기 연속 무패(4승3무)를 이어나간 인천(승점 29)은 두계단 상승한 5위에 자리했다. '선두' 울산 현대(승점 38)와의 승점차는 불과 9점. 상위 스플릿을 넘어 아시아챔피언스리그까지 바라볼 정도다.
인천의 경기력은 놀랍다. 어느 팀을 상대로도 자신만의 플레이를 펼친다. 스포트라이트는 단연 '파검의 피니셔' 무고사에게 쏠린다. 무고사는 전반 19분 상대의 실수를 틈탄 선제골과 후반 38분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쐐기골을 만들어냈다. 3경기 연속골이자 2경기 연속 멀티골. 무고사는 후반기 시작 후 3경기에서 무려 5골을 폭발시키며 주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시선은 무고사에게 집중됐지만, 이날 승리의 숨은 주역은 '평균 연령 35.3세' 노장 스리백이었다. 강민수(35)-김광석(38)-오반석(33)으로 이루어진 인천의 스리백은 제주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인천은 무려 21개의 슈팅을 허용했는데, 이들 노장 스리백은 고비마다 집중력 있는 수비로 슈팅을 무력화시켰다. 후반 26분이 백미였다. 교체투입된 진성욱이 인천 왼쪽을 무너뜨리고 찔러준 볼을 주민규가 뛰어들며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오반석이 절체절명의 순간 슈퍼태클로 막아냈다. 이날 인천의 스리백은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로 슈팅을 막아내며, 단 1골 밖에 내주지 않았다.
개막 전 인천 스리백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경험은 최고였지만, 너무 나이가 많다는 평가가 많았다. 내부에서도 영입 반대의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대성공이다. 김광석은 회춘한 듯한 모습으로 전경기 풀타임 출전이라는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고, 오반석은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수비로 인천 수비를 이끌고 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가세한 강민수는 20대 선수 못지 않은 몸상태를 자랑하고 있다. 후방에서 노장 선수들이 중심을 잡아주자, 인천은 날개단 듯 엄청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객관적 기록으로 노장 스리백의 놀라운 경기력을 설명하기 어렵다. 인천은 올 시즌 최다실점(31실점)을 기록 중이다. 패한 경기에서 와르르 무너진 탓이 크다. 하지만 잡을 경기가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엄청난 집중력을 과시한다. 올 시즌 인천이 승리한 8경기에서 내준 실점은 불과 6골이다. 승부처에서 그동안 축적한 경험의 힘을 발휘하며, 인천의 승리를 이끌고 있다.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지만, 노장 스리백의 경기력은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인천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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