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일본)=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중요성 잘 알고 있다."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
일본의 심장. 도쿄에서 열리는 한-일전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는 것 같습니다. 경기에 나서는 태극전사들의 각오도 더욱 단단한 것 같고요. 그런데 이는 한국만의 얘기가 아닌 듯합니다. 일본도 한-일전에는 남다른 감정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지난 28일. 도쿄올림픽 여자탁구 단식 8강전에서 전지희와 이토 미마의 한-일전에 펼쳐졌습니다. 결과는 이토 미마의 승리. 일본 방송에서는 하루 종일 '이토 미마가 한국의 에이스를 이겼다'며 즐거워했습니다.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날인 29일. 국립요요기경기장에서는 '일본이 원한' 한-일전이 열렸습니다. 바로 여자핸드볼 조별리그입니다. 핸드볼은 올림픽 개최국에 '조 선택권'을 줍니다. 일본은 한국이 속한 A조를 택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과의 대결은 흥미로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뚜껑이 열렸습니다. 그전까지 2연패로 주춤하던 태극낭자들이 집중력을 발휘했습니다. 일본의 추격을 따돌리고 승리를 거머쥐었습니다. 경기 뒤 울리크 커클리 일본 감독(덴마크)은 일본 기자들의 공세에 시달렸습니다. "패인이 뭐냐"는 것이었죠. 울리크 커클리 감독은 "한국은 좋은 팀이다. 11번(류은희)을 막을 수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한-일전 일희일비는 계속됐습니다. 하이라이트는 31일 열린 여자배구입니다. 한국은 '배구여제' 김연경을 앞세워 일본을 세트스코어 3대2로 제압했습니다.
일본의 충격은 매우 큰 듯했습니다. 부상을 털고 코트에 들어선 '에이스' 고가 사리나로도 부족했으니까요. 일본 방송에서는 경기 전까지만 해도 한-일 여자배구 경기 안내를 자주 내보냈습니다. 일본 국민들에게도 관심이 큰 경기였죠. 하지만 패배 뒤에는 결과를 알기도 어려울 정도입니다. 아주 짧게, 무미건조한 보도만 이어집니다. 아, 일부 인터넷 매체에서는 다소 긴 기사를 냈습니다. 배구여제의 활약상을 전한 것이죠. 이런 문장도 들어가 있네요. '숙명의 라이벌전에서 승리한 것은 한국이었다. 여제로 불리는 김연경은 이름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일본을 가로 막은 것은 절대 에이스였다.'
한-일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야구는 앞으로의 결과에 따라 한-일전 성사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개인전은 더욱 치열합니다. 스포츠클라이밍 남자부에서도 치열한 한-일전이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천종원과 나라사키 도모아의 대결이죠. 곧 막을 올릴 여자골프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은 '어벤져스' 고진영(세계랭킹 2위) 박인비(3위) 김세영(4위) 김효주(6위)가 출격합니다. 일본은 '믿는 카드' 하타오카 나사(11위)를 내보냅니다.
올림픽의 열기를 더욱 뜨겁게 하는 한-일전. 그 치열한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도쿄(일본)=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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