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일본)=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빠른 결단은 결국 반등으로 연결됐다.
야구 대표팀 김경문 감독은 녹아웃 스테이지 두 경기서 강백호를 2번 타순에 전진 배치했다. 이번 대회 전부터 김 감독은 강백호를 4번 지명 타자로 점찍었다. KBO리그 전반기 4할 타율을 넘나 들었던 그에게 수비 부담을 줄여주고 타격 능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강백호는 4번 타자로 나선 이스라엘, 미국전에서 6타수 무안타 3볼넷 3삼진으로 부진했다. 중심 타선의 해결사 역할에 대한 부담감이 커보였다. 김 감독이 타순을 2번으로 조정한 뒤, 강백호는 두 경기서 8타수 5안타로 타격감을 되찾았다.
'2번 강백호'의 힘은 4번 타순 배치 때보다 오히려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출루 능력을 갖춘 리드오프 뒤에 서는 강백호는 상황에 맞는 번트-타격 뿐만 아니라 장타로 타점까지 올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소속팀 KT 위즈의 이강철 감독도 이점에 주목해 한때 강백호를 2번 타자로 활용한 바 있다. 박해민이라는 확실한 리드오프가 버티고 있는 대표팀에서 '2번 강백호'의 가치는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이번 한-일전에서 '2번 강백호'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일본 투수진은 이번 대회에 참가한 6팀 중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 선발 등판이 유력한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비롯해 불펜에 포진한 투수들의 공 모두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다. 초반 흐름이 경기 전체 판도에 큰 영향을 끼치는 국제 대회 단기전, 매 이닝 긴장감 속에 변수가 돌출하는 한-일전의 특성상 선취점의 무게감이 상당하다. 박해민과 테이블세터를 이루는 강백호가 직접 타점을 올리는 것 뿐만 아니라 이정후-양의지-김현수가 버틴 중심 타선으로 연결까지 제대로 수행해야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강백호에겐 한-일전에 좋은 추억이 있다. 2019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당시 일본전에 처음 나선 강백호는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결승전에서는 이번 한-일전 선발이 유력한 야마모토와 맞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프리미어12에서 쌓은 경험과 이스라엘전 4안타로 마음의 짐을 털어낸 부분은 이번 한-일전 활약을 충분히 기대해 볼 만한 부분이다.
강백호는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무대였고, 좋은 기회로 4번타자로 시작했다. 더 잘하고 싶고, 더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강했던 것 같다. 압박감도 조금은 있었던 것 같다. (양)의지형, (김)현수형 등 선배들이 '부담은 선배가 지면 되니 후배들은 자신을 믿고 부담없이 하라'고 하셔서 압박감을 떨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준결승전을 두고는 "최상의 컨디션으로 베스트 경기를 치러야 할 것 같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극일'의 선봉에 설 강백호의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
도쿄(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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