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일본)=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아쉬운 패배지만 소득은 있었다.
고영표(31·KT 위즈)가 도쿄올림픽에서 또 한번의 호투를 펼쳤다. 미국전에서 4⅔이닝 4실점을 기록했던 고영표는 일본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비록 팀이 2대5로 패하면서 웃진 못했지만, 고영표에겐 충분히 의미가 있는 성과였다.
불과 나흘 전 치른 미국전과는 또다른 모습이었다. 고영표는 일본 타자들의 공략에 수시로 패턴을 바꿔가면서 5회까지 최대한 실점을 막는데 공헌했다. 직구,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적절히 구사하면서 일본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어냈다. 미국전에서는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두 개의 피홈런으로 연결됐지만, 더 정교하다는 평가인 일본 타자들을 상대로 완급조절과 임기응변으로 돌파구를 찾아갔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 마운드는 선발 카드 확보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았다. 김광현 양현종의 빈자리, 박종훈 구창모의 부상 이탈 변수가 그만큼 컸다. 이런 가운데 김경문 감독은 고영표를 대표팀 1선발감으로 낙점했고, 고영표는 두 번의 출전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펼치면서 기량을 증명했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고영표는 향후 국제대회에서도 대표팀의 부름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완 사이드암으로 뛰어난 변화구와 경기 운영 능력을 증명한 부분은 대표팀 선발진에 다양성을 더하기에 충분하다. 또한 올림픽 경험을 바탕으로 한층 더 위력적인 공을 뿌리는 투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졌다.
고영표는 일본전 뒤 "원래부터 4일 경기에 선발 등판하기로 계획이 잡혀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상대가 일본이 됐다"며 "한-일전 선발로 나서는 게 약간 부담됐지만, 나보다는 일본 선수들이 더 큰 부담을 가질 것으로 생각해 편한 마음으로 던졌다"고 말했다. 그는 "컨디션과 밸런스가 좋아서 내 공을 자신 있게 던진 게 호투로 이어진 것 같다"며 "올림픽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성장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일본전 모두 두 번째 타석부터 어려움을 겪었다"며 "정확한 제구력으로 몸쪽 승부를 펼쳤다면 좀 더 효과적으로 공을 던졌을텐데 아쉽다. 부족한 점을 개선해 더 좋은 투수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요코하마(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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