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빠다! I am a father!'
대한민국 남자탁구 대표팀의 맏형, 이상수(31·삼성생명)가 도쿄올림픽 기간 내내 휴대폰 메신저 초기화면에 새겨놓은 한줄이다.
이상수는 형제 같은 후배 정영식(29), 장우진(26·이상 미래에셋증권)과 6일 오전 11시 도쿄올림픽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 운명의 한일전에 나선다. 4년 전 리우에서 독일에게 패하며 동메달을 놓쳤다.
'영혼의 파트너' 정영식과 '걸출한 후배' 장우진과 함께 나선 두 번째 올림픽, 메달의 꿈은 절실하다. 2016년 이후 지난 5년간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에서 '원팀'으로 손발을 맞추며 쉼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이 삼총사는 이 멤버로는 마지막이 될지 모를 올림픽 무대에서 유종의 미를 꿈꾼다.
삼총사의 맏형 이상수는 아버지의 이름으로 불꽃같은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파워풀한 포어드라이브를 장착, 미치는 날이면 세계 최강 중국도 단번에 돌려세우는 괴력을 지닌 선수다. 2017년 뒤셀도르프세계선수권 단식 동메달,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식 동메달리스트. '닥공'이란 별명으로 회자되는 이상수는 '혼합복식 파트너' 박영숙과 지난 2019년 12월 5년 열애 끝에 결혼했다. 2013년 파리세계선수권 준우승, 부산아시아선수권 우승 위업을 쓴 환상의 복식조는 평생의 복식조가 됐고, 이듬해인 2019년 10월 아들 은우를 얻었다. 코로나로 인해 진천선수촌 외출, 외박이 금지되면서 '실물' 아들을 마음껏 볼 시간도 없었다. 보통 사람들의 일상인 "아내, 아들이랑 놀러가는 것"은 그에게 가장 특별한 취미가 됐다. '은우아버지' 이상수는 아들 은우를 가슴속에 품고 도쿄올림픽 무대에 나섰다.
4일 난공불락 만리장성 중국과 치른 4강전, '도쿄올림픽 단식 2연패' 우주 최강 마롱을 상대로 이상수표 '닥공' 드라이브가 작렬했다. 세트스코어 2대3으로 패하긴 했지만 풀세트 접전으로 마롱을 끝까지 괴롭혔다. 마롱은 경기 후 "이상수를 상대로 단 한번도 편하게 경기한 적이 없다.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서고도 절대 안심이 되지 않았다. 오늘 그의 멘탈은 나보다 나았다"고 인정했다.
한국나이 서른 두살, 어쩌면 마지막일지 모를 도쿄올림픽, '은우아버지' 이상수는 매순간 투혼을 불사르면서도 늘 "재미있게 경기하겠다"고만 한다. 6일 '이겨야 사는' 한일전을 앞두고 그는 애써 담담했다.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그동안 준비한 걸 모두 보여주고 나오는 것이다. 메달보다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해야할 일만 생각하겠다"고 했다.
아버지의 이름으로, '닥공' 이상수의 마지막 도전이 시작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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