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서른 셋, 적지 않은 나이에 밟은 생애 첫 올림픽이자 마지막 올림픽이었다. 오지영(GS칼텍스)이 '월드 클래스' 리베로임을 입증했다.
오지영은 지난 8일 막을 내린 도쿄올림픽 여자배구에 출전한 12개국 선수들 중 디그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상대의 164차례 공격 중 93개를 정확하게 받아냈고, 11차례 인 플레이 상황을 생산해냈다. 세트당 평균 3.10개의 디그를 성공시켰다.
수비 전문 선수로 수비에 관해선 국내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리베로였다. 2020~2021시즌 V리그에선 리시브 부문 2위(49.81%)와 디그 3위(세트당 평균 5.564개)에 랭크됐다. 또 수비 부문[(리시브 정확-리시브 실패)+디그 성공]/ 세트수)에선 임명옥(한국도로공사)에 이어 2위(세트당 평균 7.761개)에 오르기도.
사실 김해란(흥국생명)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16년 리우올림픽 최종명단에 배정된 리베로 한 자리는 모두 김해란의 몫이었다. 그러나 오지영은 김해란이 결혼과 출산으로 자리를 비운 틈새를 파고들어 생애 첫 올림픽를 경험하게 됐다.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45년 만에 바랐던 올림픽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동메달결정전에서 세르비아에 패해 아쉬운 4위에 그쳤다. 오지영은 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림픽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대표팀 모든 시합이 끝났다. 지금 앉아서 돌이켜보면 마냥 힘든 것만 있었던 건 아닌 것 같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오늘 시합이 끝나고 라커룸에 들어올 때 대표팀에서의 생활이 제일 행복하다는 걸 오늘 느꼈다. 여기까지 오기까지 얼마나 고생하고 힘들었으면 그동안 행복함 속에 있었는지를 몰랐을까 하고 생각이 든다. 우리가 오늘 행복함을 느끼려고 정말 쉼 없이 달려왔구나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또 '올림픽 전 엄마에게 통화로 '엄마 나 너무 부담되고 난 못하는데 왜 내가 여기 있는지 모르겠어. 올림픽 가는 게 너무 무서워' 그러면서 엄마랑 전화 붙들고 둘이 한 시간 가량 울었던 그날이 너무나도 생각난다. 지금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아프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걸 이겨내고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오늘도 아주 조금 성장해있는 나를 보면서 더 열심히 하자라고 다짐한다. 우리 배구를 절대적으로 응원해주신 모든팬분들께 감사드려요. 저의 자존감을 위로 올려주신 건 우리 팬분들 덕분'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주목받는 건 V리그 여자부 사상 첫 '트레블(한 시즌 컵 대회,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정 동시 우승)'을 달성한 GS칼텍스의 혜안이다.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뒤 FA 자격을 갖춘 이소영을 KGC인삼공사로 떠나보내면서 'FA 보상선수'로 오지영을 선택해 데려왔다. 올림픽이 펼쳐지기 4개월여 전 보상선수로 오지영을 품었다. 오지영이 올림픽에서 놀라운 성과를 내리란 건 예측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GS칼텍스는 4개월 후 '월드 리베로'를 데려온 셈이 됐다.
'디펜딩 챔피언' GS칼텍스는 '오지영 효과'로 한층 강화된 수비력을 과시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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