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프로야구는 분명 위기다. 도쿄올림픽 노메달은 KBO리그 민낯이었다. 리그를 건강하게 발전시키려면? 프로야구 현장에선 리빌딩과 성적을 동시에 쫓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대로된 리빌딩과 내실 강화가 필요하다.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2000년대 들어 10년 가까이 암흑기를 보낸 적이 있으나, 그 기간을 리빌딩으로 보는 이는 없다. 성적도 나지 않았고,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지도 않았다. 성적을 내기 위해 감독을 바꾸고 외부에서 선수를 데려왔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KBO리그 구단들은 전부 성적 지상주의에 빠져 있다. 모기업 출신 구단 사장은 일단 성적을 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그걸 책임감이라 여긴다. 기껏해야 2~3년, 길게는 4~5년 임기의 사장이 성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KBO리그에 체질까지 통째로 바뀌는 진정한 리빌딩 구단이 나오기 어려운 이유다.
환경이 다른 메이저리그와 비교하기는 무리가 있지만, 최근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리빌딩과 성적의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다. 토론토는 2015~2016년, 두 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직후 구단 살림살이 정리를 위해 리빌딩을 선언했다. 주력 선수들을 트레이드 또는 FA 시장에 내놓았고, 팜시스템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적극적으로 주기 시작했다. 리빌딩에 3년 시간을 투자했다.
현재 토론토 주력 타자로 성장한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보 비??,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 캐번 비지오 등은 리빌딩의 결과물들이다. 최근 2년 동안에는 FA와 트레이드 시장을 통해 전력을 더욱 다졌다. 모자란 부분을 메운 것이다. 에이스 류현진, 간판타자 조지 스프링어에 이어 최근엔 호아킴 소리아와 브래드 핸드를 트레이드해와 불펜도 강화했다.
지난해 4년 만에 겨우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토론토는 올시즌 지구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위치까지 올랐다.
KBO리그는 1982년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39년 동안 성적을 아예 포기하고 제대로 유망주들을 키운 구단은 없었다. 토론토처럼 '리빌딩→육성→외부영입'을 조화롭게 꾸려간 예를 찾기 힘들다. 리그 전체의 수준도 제자리 걸음이었다. 강속구 투수는 자취를 감췄고, 대형타자도 태부족이다.
이런 텃밭에서 대표팀의 역량강화를 외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이 메달 획득에 실패한 이유는 투지와 정신력은 차치하고 기본 실력 부족 때문이다. 금메달을 땄던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비교해 국제대회에서 통하는 투수와 타자가 크게 줄었다는 게 극명하게 드러났다. 13년 전 류현진 이승엽이 지금 KBO리그엔 없다. 13년간 스타급 선수를 키워내지 못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KBO 차원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 저연차 선수들의 비활동기간 자율 스프링캠프 지원과 스킬 아카데미 개최 등도 필요하다. 단기 성적에만 매몰되다보니 KBO와 구단들은 육성에 소홀했다. 전력 강화의 방편을 단기적인 외부 영입에서 찾았지, 장기적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았다. 매년 MVP와 신인왕이 탄생하지만, '우물 안 개구리'일 뿐이다.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와 달리 KBO엔 교육리그가 없다. 올해부터 제주도에서 교육리그를 출범하기로 한 건 늦었지만 환영할 만한 일이다. 가뜩이나 저변 약화에 시달리는 프로야구가 살려면, 과감한 육성 기조를 강조하는 구단도 나타나야 한다. 육성의 범주에는 기본기는 물론 인성도 포함된다. 그래야 장기적 국제 경쟁력도 강해진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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