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사실 도쿄올림픽 주전 유격수 오지환(LG 트윈스)과 기록으로만 비교하면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할 실력은 아니었다.
KIA 타이거즈의 주전 유격수 박찬호(26) 얘기다. 올 시즌 타격 그래프가 들쭉날쭉 했지만, 타율 면에선 오지환보다 높았다. 수비율은 0.974로 같았다. 그러나 박찬호는 사전 등록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아 일찌감치 올림픽 출전의 꿈을 접어야 했다.
박찬호에게 올림픽 휴식기는 중요했다. 체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맷 윌리엄스 감독이 부임한 지난 시즌부터 풀타임 주전 유격수로 활약한 박찬호는 체력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수비는 그나마 잘 버텨냈지만, 시즌 막판 체력저하로 인해 타격이 되지 않았다. 팀이 치열한 5강 싸움을 하고 있을 때 방망이로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다. 윌리엄스 감독도 '딜레마'였다. 박찬호의 체력 안배를 위해 백업 김규성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해도 타격이 시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다음 시즌을 위해 박찬호에게 끝까지 주전 유격수 자리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
'체력'에 대한 중요성을 깨달은 박찬호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체력'으로 시작해 '체력'으로 마무리지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기술 훈련 대신 체력 향상에 초점을 맞춘 메이저리그식 훈련 방법을 비 시즌 기간 도입했다. 선수들은 생소했지만, 메이저리그 슈퍼스타 출신 감독의 말을 따랐다.
시행착오도 겪었다. 시즌에 돌입했는데 타자들의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았다. 무엇보다 체력은 향상됐지만, 부상 선수가 속출하면서 전력누수를 막을 길이 없었다.
그 가운에서도 박찬호는 꿋꿋이 버텼다. 그리고 한 달간의 올림픽 휴식기 동안 또 다시 웨이트 트레이닝 삼매경에 빠졌다. 순위 싸움이 치열해질 남은 70경기에서 고도의 집중력을 가지고 버텨낼 체력이 필요했던 것. 그 강도 높은 체력훈련 효과는 후반기 첫 경기부터 발휘됐다. 박찬호는 지난 10일 광주 한화전에서 3타수 1안타 1볼넷 3타점으로 팀의 4대1 승리를 이끌었다. 2회 말에는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취점을 올리더니 1-1로 팽팽히 맞선 6회 말에는 2사 2, 3루 상황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지난 7월 2일 두산전 이후 올 시즌 개인 두 번째 3타점 경기였다.
박찬호는 "풀시즌을 치르면서 체력이 항상 문제였기에 올림픽 브레이크 동안 체력적 부분에 가장 크게 신경 썼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특히 열심히 했다. 비록 첫 경기이지만 느낌이 좋다. 체력 훈련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 있다. 매일 이기고 싶다. 루틴을 잘 지키면서 페이스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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