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또 첫 승을 놓쳤지만, 귀중한 발견은 있었다.
'예비역 독수리' 김태연(24)에게 2021년 광복절은 특별한 날로 기억될 듯 하다. 김태연은 15일 대전 NC전에 생애 첫 4안타 경기를 펼쳤다. 비록 팀은 3대3 무승부에 그치며 후반기 첫 승 기회를 또 다시 놓쳤지만, 김태연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 한화 벤치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수베로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올림픽 휴식기 자체 청백전에서 눈도장을 찍었던 김태연을 1군 등록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하루 전 상대 더그아웃으로 넘어가는 와중에도 파울 타구를 건져냈던 노시환이 흉골 미세골절 진단을 받고 말소됐다. 수베로 감독은 이날 김태연을 8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뜻하지 않은 변수와 긴장되는 1군 무대. 김태연은 첫 타석이었던 2회말 유격수 왼쪽 내야 안타로 첫 안타를 신고했다.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선 2사 2, 3루에서 좌익수 키을 넘기는 2타점 2루타를 치면서 1군 첫 멀티 히트를 완성했다. 7회말 우중간 1루타를 친 김태연은 2-3으로 역전당한 9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번트를 연상시키는 3루수 앞 내야 안타를 만들었고, 이성곤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팀을 패배 위기서 건져냈다. 2016년 2차 6라운드로 한화에 입단해 이날 전까지 통산 46경기 7안타가 전부였던 김태연의 눈부신 하루였다.
김태연은 2018시즌을 마치고 현역 입대를 결정했다. 불투명한 미래였지만, 군 생활을 하면서 철저하게 자신을 관리하며 재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제대 후 돌아온 팀에서 앞날이 불투명한 육성 선수 신분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김태연은 걱정 대신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수베로 감독의 눈도장을 받으면서 결국 1군 출전 기회를 다시 잡는데 성공했다.
노시환의 공백으로 김태연은 넉넉하게 출전 기회를 얻게 될 전망. 공-수에서 여전히 다듬어야 할 부분은 많지만, NC전에서 4안타 경기를 펼치며 얻은 자신감은 활약의 밑천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현역 군 복무를 하면서 다진 의지와 성공을 향한 갈망은 최하위 추락 속에 처진 한화 선수단에 깊은 울림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피나는 노력 끝에 잡은 기회, 첫 단추를 잘 꿰었다. 그동안 주목 받지 못했던 김태연의 야구는 이제부터가 시작일지도 모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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