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선구안 훈련을 열심히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장지승의 1군 첫 홈런을 이렇게 평가했다.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장지승이 홈런을 때려낸 마이크 몽고메리는 시카고 컵스 시절이던 2016년 월드시리즈 당시 세이브를 올렸던 투수. 이런 몽고메리를 상대로 장지승은 1B2S의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몸쪽 높은 코스로 들어온 체인지업을 걷어올려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쳤다. 앞서 7타자 모두 침묵했던 상황에서 쏘아 올린 장지승의 한방은 몽고메리를 흔들었을 뿐만 아니라 팀에 후반기 6경기 만에 첫 승을 가져다 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장지승이 밝힌 비결은 최근 한화 선수단이 활용 중인 선구안 훈련이었다. 장지승은 "상대 투수의 투구 데이터 기반으로 공을 골라내는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구속, 구종 뿐만 아니라 특정 상황에서의 컨트롤까지 파악할 수 있어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장지승은 "평소 메이저리그를 즐겨보고, 2016년엔 월드시리즈 전 경기를 다 챙겨보면서 컵스를 응원하기도 했다. 경기 중엔 정신이 없어 큰 감흥이 없었는데 마치고 보니 '내가 그 투수의 공을 쳤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벅찬 기분이 들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첫 홈런을 치고 들어온 장지승을 반긴 것은 동료들의 장난스런 마음이 담긴 '무관심 세리머니'였다. 수베로 감독 및 코치진과 하이파이브를 나눈 장지승은 외면하는 동료들 틈에서 허공에 손바닥을 부딪치는 세리머니로 기쁨을 대신했다. 장지승은 "감독님, 코치님과 하이파이브를 마치고 들어왔는데 다른 선수들 모두 눈길 하나 안 주더라. '아, 이게 그거구나' 싶더라"고 웃었다. 그는 "홈런을 친 공은 감독님이 직접 전해주셨다. '이글스의 슬거거가 되길'이라는 메시지를 적어주셨다"고 고마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인천 동산고와 성균관대를 거친 장지승은 2021 신인 드래프트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10개 구단 지명을 받지 못했다. 올 초 한화의 테스트 제의를 받고 야구 선수의 꿈을 이어가는 데 성공했지만, 육성 선수라는 기약 없는 신분으로의 출발이었다. 대학 시절 우타 중장거리 외야수로 주목을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출발. 하지만 장지승은 한화 입단 후 퓨처스리그 37경기 타율 3할1푼1리(135타수 42안타), 7홈런 3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00의 뛰어난 활약을 발판으로 정식 선수의 꿈을 이뤘다. 대학 시절 일반 학생들 틈에 섞여 공부하면서 3점대 후반 평점을 기록할 정도로 준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지만, 야구를 향한 꿈을 포기하지 않고 결국 1군 무대까지 올라서는 성과를 거뒀다. 콜업 초반엔 부침을 겪다 후반기 3경기 연속 타점을 기록하는 등 서서히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장지승은 "정말 좋은 기회를 받았는데 (실력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 앞서 타석에서도 조급하게 생각했다. 내 공을 치는 게 아니라 공을 따라다녔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전반기보다는 여유가 조금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 있게 야구를 하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다"며 "어떤 상황에서든 볼넷, 희생플라이 등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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