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두 자릿수 승수는 투수에게 훈장과 같은 기록이다. '믿고 쓰는 선발 투수'의 보증수표. 시즌 성공을 위해 절치부심한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성과이기도 하다.
18일 대전에서 만난 백정현(삼성 라이온즈)과 김민우(한화 이글스)의 마음가짐은 그만큼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두 투수 모두 데뷔 첫 10승 타이틀을 두고 만났다. 2007년 2차 1라운드로 삼성에 입단한 백정현이나, 올해 뛰어난 활약을 앞세워 태극마크까지 달았던 김민우에게 중요한 이정표였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경기시작 30여분 만에 기습적 폭우가 내렸다. 2회말 첫 타자 에르난 페레즈를 땅볼 처리한 백정현은 구장 정비 등으로 1시간 가까이 대기한 뒤 다시 마운드에 올랐으나, 곧바로 빗줄기가 이어지며 다시 벤치로 향하는 해프닝도 겪었다. 2회초를 마치고 대기하던 김민우는 하릴없이 그라운드를 바라볼 뿐이었다.
다시 마운드에 오른 백정현은 재개된 2회말 1사 상황에서 백용환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장운호와 장지승을 잇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식은 어깨와 불안정한 컨트롤 탓에 자칫 위기에 빠질 수도 있었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에 성공했다.
김민우는 웃지 못했다. 백정현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3회초 연속 4안타를 내주며 3실점, 급격히 무너졌다. 투구 페이스를 끌어 올리다 비로 리듬이 끊긴 여파를 극복하지 못했다. 4점을 내준 뒤 1사 1, 2루 상황에서 두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안정을 찾는 듯 했지만, 이미 투구수는 70개에 달했다. 결국 한화 벤치는 김민우를 조기 교체하는 선택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백정현은 이날 6이닝 3안타 2볼넷 11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펼치면서 팀의 6대2 승리 및 4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데뷔 14년만의 10승 감격도 뒤따랐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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