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힘겨웠던 '기적의 여정' 비록 눈에 보이는 '메달'은 없었지만, 선수들은 모두 의미있는 선물 하나씩을 품고 왔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도쿄올림픽을 4위로 마쳤다.
이번 대표팀은 조별예선 통과도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상자도 있었고, 불미스런 일로 합류하지 못한 선수도 있었다.
구상했던 최상의 전력은 아니었지만, 고비마다 기대 이상의 기량을 뽐내면서 일본, 터키 등 난적을 꺾으며 9년 만에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비록 브라질과 세르비아에 패배해 메달은 없었지만, 충분히 박수 받을 만한 성과였다.
지난 9일 귀국한 이들은 휴식을 취한 뒤 소속팀으로 복귀, 23일부터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년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에 나섰다.
이제 다시 국내 무대에 서게 된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올림픽 성장'을 이야기했다.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닌 최고의 기량을 갖춘 세계 선수들을 상대하고, 경기를 보면서 배구를 보는 시야가 더 넓어짐은 물론 실력도 한층 더 발전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었다.
대표팀 주전 리베로로 활약한 GS칼텍스 오지영은 "다른 나라 선수들의 공을 받았는데 파워나 스피드 등이 모두 좋았다. 신체 조건이 달랐던 외국 선수들의 공을 받으면서 반사 신경과 공을 보는 눈이 더 좋아진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백업 세터로 나섰던 안혜진(GS칼텍스)도 "경기에 많이 뛰지 못했지만, 밖에서 보고 배운 것이 많았다. 브라질, 미국 세터가 좋았는데, 예전보다 기본기도 더 발전했다. 높이도 있고, 체격도 좋았다"라며 "이들의 경기를 보면서 내가 경기에 들어가면 '이렇게 하면 좋겠다' 이런 부분을 많이 생각했다"고 밝혔다.
사령탑도 올림픽 멤버들의 성장을 기대했다.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은 "확실히 (오)지영이는 주전 리베로로서 리시브나 연결하는 부분에서 확실히 좋은 감각이 있다. (안)혜진은 경험이 크게 작용할 거 같다.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 했지만, 눈으로 보고 배운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막내' 정지윤(현대건설)은 상대 뿐 아니라 팀 내에서 '투혼'을 얻었다. 정지윤은 "올림픽이 정말 신기했다. (김)연경 언니와 함께 연습하고 경기할 기회도 있어서 재미있었다"라며 "마인드, 기술 모두 많이 배웠다. 하나를 꼽으면 공격수 언니들의 책임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팀을 이끄는 모습을 보고 언니들처럼 멋진 선수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대표팀 베테랑들도 얻은 건 분명히 있었다. 박정아(도로공사)는 "여유가 생겼다. 고비를 넘기는 힘도 생겼다. 좀 더 큰 사람이 된 거 같다"고 웃었다.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양효진(현대건설)도 마지막 태극마크에서 얻은 것이 많았다. 양효진은 "어릴 때는 센터만 유심히 봤다. 이제는 모든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블로킹을 갈 때 어떤 식으로 가야할지 생각을 하게 됐다. 또 라바리니 감독님이 외국 선수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셨는데, 그 다음부터는 타이밍 잡기가 수월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각자의 몸 상태에 따라서 컵 대회에 나오는 선수도 있고, 휴식을 취하는 선수도 있다. 이들이 100% 기량을 뽐내는 건 정규리그가 될 전망이다. 팬들은 올림픽 경험을 장착하고 온 이들의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됐다.
의정부=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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