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올해는 김기중의 발전하는 과정을 보는 해라고 생각한다."
김진욱(롯데 자이언츠) 다음가는 2차 지명 전체 2번의 신인. 140㎞대 중반의 직구와 정교한 제구를 지닌 왼손 투수. 김기중을 향한 한화 이글스의 기대는 뜨겁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지난 6월부터 김기중을 선발로 기용하고 있다.
19세 신인에겐 만만치 않은 짐이 무거웠던 걸까. 6번의 선발 등판에서 김기중이 5이닝을 채운 건 6월 17일 롯데 전 1번 뿐이다. 그나마도 5이닝 5실점의 잘던졌다고 보긴 힘든 투구. 수베로 감독은 김기중을 잠시 불펜으로 내렸다가 다시 선발로 올렸다. 하지만 지난 19일 삼성 라이온즈 전에서도 또다시 3⅔이닝 5실점(3자책)으로 무너지며 3대11 완패를 자초했다.
선발로 나선 6경기의 평균자책점은 무려 6.85. 22⅓이닝 소화에 그쳤다.
하지만 루키의 변신과 성장은 무죄다. 김기중은 2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 전에 올시즌 7번째 선발로 출격, 데뷔 첫승의 감격을 누렸다. 5이닝 무실점, 투구수는 87개였다.
경기 전 만난 수베로 감독은 "올해는 김기중이 퓨처스리그와는 레벨이 다른 타자들을 상대하며 발전할 때"라고 강조했다.
"중요한 상황에 실투가 들어가도 파울로 끝날 상황이 안타가 되고 홈런이 될 때, 투수로서 느끼는 바가 다를 수밖에 없다. 남들과 다른 속도의 성장을 기대한다."
그러면서도 "직구 커맨드가 잘되는 날은 타자들을 잡아낼 수 있는 구위다. (문제는)결과가 안날 때 너무 타자에게 끌려다니다보니 결과가 안 나온다"고 덧붙였다.
이날은 달랐다. 평소 140㎞ 안팎을 맴돌던 구속이 143~4㎞까지 빨라졌다. 간혹 제구가 흔들릴지언정 키움 타자들에게 쉽게 공략당하지 않았다.
수비 도움도 받았다. 1회 2사 1루에서 박동원의 타구는 완벽한 좌익수 앞 클린 히트였지만, 수베로 감독의 깊은 시프트에 정통으로 걸렸다. 뒤이은 하주석의 1루 송구가 다소 늦어지는 사이 예진원이 3루로 내달렸다. 이때 1루수 페레즈가 한발 앞으로 나가 공을 잡은 뒤 바로 3루에 송구, 주자를 잡아내며 투수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2회에는 박병호를 몸에맞는볼로 출루시켰지만, 이지영을 4-6-3 병살 처리했다. 3회에도 안타 하나 뿐 잘 끊어냈고, 4회는 3자 범퇴로 마쳤다.
5회가 최대 고비였다. 선두타자 박병호가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이날 첫 선두타자 출루였다. 다음타자 김재현에게도 볼넷을 내주며 무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직구 구속도 140㎞ 남짓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변상권을 삼진, 김휘집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김혜성의 내야안타로 2사 만루 위기가 이어졌지만, 예진원을 삼진 처리하며 기어코 스스로 결자해지했다. 생애 첫 승리투수 요건을 채운 순간. 19세 어린 신인이 처음으로 감독의 기대에 보답한 순간이었다.
고척=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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