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남학생이 축구를 하다 발목이 골절돼 친구들의 부축을 받으며 내원했다.
엑스레이 검사를 해보니 다행히 복합골절이 아니라 단순골절이었다. 복합골절은 뼈조직 뿐만 아니라 주변 혈관, 신경, 근육 등이 동시에 손상받은 경우를 말한다. 단순골절은 뼈가 붙을 때까지 깁스를 하면 되는데, 시간이 걸린다. 한참 혈기 왕성한 젊은 나이라서 회복이 빠르겠지만 적어도 한 달 이상은 발에 무리한 힘이 가해지면 안 된다. 그렇다고 일상생활을 아예 안 할 수도 없으니 불가피하게 목발을 사용해야 한다.
"목발 한 번도 써 본 적이 없어요. 불편하기도 하고 모양도 빠지는데……"
목발을 사용해야 한다는 말에 남학생 얼굴에는 싫은 표정이 역력하다.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발이나 발목, 무릎을 다치거나 질병으로 비체중부하 또는 부분 체중부하가 필요할 때 가장 흔히 쓰이고 있는 보조기는 목발이다. 필자도 통상적으로 무릎의 반월상연골판을 봉합한 경우, 전방십자인대를 재건한 경우, 무릎이나 발목 골절 수술 등에서 일정기간 목발 보행을 권하고 있다.
사실 목발에 익숙해지기는 쉽지 않다.
처음 목발을 사용하는 환자들은 대부분 겨드랑이에 목발을 걸치며 구부정한 자세가 된다. 이런 자세는 겨드랑이 피부나 심하면 액와혈관이나 액와신경을 손상시킬 수 있기에 목발이 겨드랑이에 닿지 않게 길이를 알맞게 조절해야 하며, 허리를 펴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처음엔 목발보행이 익숙하지 않아 간혹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다치는 경우도 있다. 처음에는 안전한 공간에서 천천히 걷는 연습을 충분히 해야 한다.
목발은 크게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흔히 알고 있는 겨드랑이 목발(axillary crutch)이고, 다른 하나는 팔꿈치 목발(forearm crutch)이다. 두 목발의 가장 큰 차이는 무게 지지점이 겨드랑이에 있느냐 아니면 손목과 팔꿈치 사이에 있느냐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전까지만 하더라도 러시아, 중앙아시아, 미국 등 해외 환자분들도 꾸준히 치료했는데,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유럽 쪽은 팔꿈치 목발, 미국 쪽은 겨드랑이 목발을 선호하는 것 같았다.
두 목발은 저마다 장단점이 있다. 두 형태의 목발 중 근육에 더 큰 부담을 주는 목발은 팔꿈치 목발이다. 간편해 보이지만 겨드랑이 목발에 비해서 상체 전반에 상당한 힘이 필요하며, 적응하는데 시간도 더 걸린다. 따라서 팔이나 어깨 근력이 약하신 분들은 겨드랑이 목발이 유리하다. 짧은 기간을 사용하는 경우 또한 겨드랑이 목발이 더 낫다.
한편 목발 보행에 적응이 될수록 팔꿈치 목발이 겨드랑이 목발에 비해서 신체 균형을 맞춰가며 장시간 걷기엔 더 유리하며 근육통이나 피로감이 적다. 당연히 겨드랑이나 손목 불편함도 훨씬 덜하다. 특히 울퉁불퉁한 길을 걷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팔꿈치 목발이 보다 편하고 안전하며 빠르다. 또 팔꿈치 목발이 조금 더 가볍고 디자인도 맵시가 있다.
다만 팔꿈치 목발은 아직까지는 비싸다. 그래서 팔꿈치 목발의 장점이 분명히 있고, 이를 선호하는 환자들도 있지만 의사 입장에서는 비용 때문에 적극적으로 권하기가 어려운 점도 있다.
어느 목발이든 목발 본연의 용도는 수술부위 또는 다친 부위에 부하를 줄이며, 바른 자세로 걸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주치의와 충분히 상의해 자신에게 맞는 목발을 선택한 후에는 무엇보다 안전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목발을 사용하든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편측보다는 양측으로 균형을 잡아가며 짚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키폴대나 등산스틱처럼 말이다. 그래야 목발을 짚는 동안 자세가 한쪽으로 치우쳐 균형이 깨지는 불상사를 예방할 수 있다.
도움말=부평힘찬병원 서동현 병원장·강북힘찬병원 신동협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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