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여태까지 그런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다. 그런 생각은 아예 안 했던 것 같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은 27일(이하 한국시각)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을 마치고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강팀들에 고전한다는 '지적'에 대한 답이었다. 생각하지 않았다는 건 동의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과연 그럴까.
올시즌 류현진은 25경기에서 12승7패, 평균자책점 3.88, 피안타율 0.252를 기록했다. 그런데 ESPN이 이날 산출한 포스트시즌 가능성이 50% 이상인 팀들을 상대로는 13경기에서 4승4패, 평균자책점 4.35, 피안타율 0.254를 올렸다. 강팀들을 상대로 고전했다는 게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좀더 정밀하게 승률 5할 미만과 이상인 팀을 상대로 각각 거둔 성적을 비교하면 이렇다.
승률 5할 미만 팀을 상대로 7경기에서 5승1패, 평균자책점 2.25, OPS 0.626을 기록했고, 5할 이상 팀을 상대로 한 18경기에서는 7승6패, 평균자책점 4.61, OPS 0.740을 마크했다. 5할 이상팀 상대로 평균자책점은 2.36, OPS는 0.114가 더 높았다.
강팀에 약하고 약팀에 강한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에 그 편차가 다른 투수들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도 봐야 한다.
류현진의 동료이자 사이영상 후보인 로비 레이의 경우 승률 5할 미만팀을 상대로 6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1.25, OPS 0.573, 5할 이상팀에겐 19경기에서 6승4패, 평균자책점 3.19, OPS 0.668을 각각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편차가 1.94, OPS 편차는 0.095다. 두 편차가 모두 류현진보다 작다.
후반기에 토론토에 합류한 호세 베리오스(8승7패, 3.70)는 5할 미만팀 12경기에서 5승2패, 평균자책점 3.75, OPS 0.689, 5할 이상팀 13경기에서 3승5패, 평균자책점 3.65, OPS 0.676을 각각 기록했다. 베리오스는 오히려 5할 이상팀을 상대로 평균자책점과 OPS가 더 좋았다.
류현진과 평균자책점과 투구이닝이 비슷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프랭키 몬타스(25경기, 143이닝, 9승9패, 3.84)의 경우를 보자. 그는 올시즌 승률 5할 미만팀 9경기에서 5승3패, 평균자책점 3.76, 5할 이상팀 16경기에서는 4승6패, 평균자책점 3.89를 올렸다. 평균자책점 차이가 0.13에 불과하다. OPS 역시 5할 미만팀 0.666, 5할 이상팀 0.708로 차이가 0.044로 류현진의 3분의1 수준이다.
다른 선발들은 어떨까. 화이트삭스 딜런 시즈(10승6패, 3.92)는 5할 미만팀(17경기, 3.02, 0.626)과 이상팀(9경기, 5.76, 0.750)간 편차가 류현진보다는 크다. 시애틀 매리너스 크리스 플렉센(11승5패, 3.54)도 5할 미만팀(11경기, 2.44, 0.620)과 이상팀(13경기, 4.63, 0.812)에서 훨씬 대조적인 성적을 냈다.
반면, 뉴욕 양키스 게릿 콜(5할 미만-9경기, 2.60, 0.608, 5할 이상-14경기, 3.10, 0.583), 휴스턴 애스트로스 잭 그레인키(5할 미만-12경기, 3.25, 0.685, 5할 이상-14경기, 3.56, 0.692) 등 다른 팀 에이스들은 상대 성적에서 큰 차이가 없다.
물론 표본이 많지 않아 단정할 순 없지만, 류현진이 동료 투수나 에이스급 투수들에 비해 기복이 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류현진은 같은 동부지구 소속인 탬파베이 레이스, 보스턴 레드삭스, 뉴욕 양키스 '3강'을 상대로는 비교적 강했다. 9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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