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도쿄패럴림픽 공동취재단]만리장성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대한민국 장애인 탁구 스타' 서수연(35·광주시청)이 또다시 최강 중국의 벽에 막혀 금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서수연은 28일 오후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도쿄패럴림픽 탁구 여자단식(스포츠등급 TT1-2) 결승에서 '중국 최강 에이스' 리우징(33)에 세트스코어 1대3(7-11, 8-11, 11-4)으로 패했다. 리우 은메달에 이어 2대회 연속 은메달을 획득했다.
서수연은 5년전 리우 대회 결승에서도 리우징을 마주했고, 1대3으로 아쉽게 패했다. 5년만의 설욕을 다짐하고 나선 리턴매치, '디펜딩 챔피언' 리우징의 왼손은 여전히 강력했다. 서수연이 강공으로 맞섰지만 상대 역시 호락호락 틈을 내주지 않았다. 첫 세트, 상대의 예리한 공격에 막혀 7-11로 내줬다. 2세트 1-5까지 밀렸지만 서수연은 7-7까지 따라잡으며 끈질긴 투혼을 보여줬다. 그러나 리우징의 드라이브가 잇달아 맞아들며 8-11로 2세트를 내줬다. 3세트 서수연의 반전이 시작됐다. 안정적인 리시브, 침착한 코스 공략으로 상대를 흔들며 11-4로 승리했다. 4세트 서수연은 집요했다. 4-8에서 6-8, 7-9, 8-9까지 끈질기게 리우징을 따라붙었다. 그러나 좌우를 갈라치는 리우징의 코스 공략이 매서웠다. 결국 8-11로 4세트를 내주며 또다시 세트스코어 1대3으로 패했다. 아쉬운 패배였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었다.
모델을 꿈꾸던 10대 소녀 서수연은 자세 교정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 주사 치료를 받은 후 척수에 문제가 생겨 하반신이 마비됐다. 그러나 재활중 만난 탁구는 인생의 새 길이 됐다. 서수연은 리우패럴림픽에서 여자탁구 최초의 은메달을 따내며 장애인 스포츠 대표스타로 급부상했다. 탁월한 실력은 물론 단아한 외모에 수려한 언변, 따뜻한 인성을 두루 갖췄다. 리우 은메달 후엔 지역 복지관에 기부 등 조용히 나눔을 실천하는 모습으로도 귀감이 됐다.
서수연은 어깨 부상과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힘든 와중에도 도쿄패럴림픽의 꿈을 놓지 않았다. 그날의 은메달을 반드시 금메달로 바꿔놓겠다고 다짐했고, 보란듯이 2대회 연속 결승행 역사를 썼다. 이날 오전 결승행을 확정지은 후 서수연은 "리우징은 약점이 없는 선수다. 서비스, 코스, 기본기도 다 정말 좋다. 이 정도면 점수가 나겠다고 생각해도 다 받아낸다. 상대 밋밋한 공은 결코 놓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리우 때도 해볼 만하다 생각했고 지금도 밀린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 만리장성을 꼭 넘고 싶다. 내 인생의 숙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도 만리장성을 넘는 '숙원'은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포기를 모르는 그녀의 투혼은 5년전 그날보다 더 눈부셨다. 서수연은 31일 후배 이미규, 윤지유와 함께 나서는 여자단체전(스포츠등급 1-3)에서 또 한번 금메달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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