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3㎜!"
도쿄패럴림픽 대한민국 양궁 에이스 구동섭(40·충북장애인체육회)이 연장 접전 끝에 8강에 오르지 못했다. 연장전에서 쏜 마지막 화살이 과녁 중심 기준으로 상대 화살보다 3㎜ 더 멀리 꽂히면서 아쉽게 패했다.
구동섭은 30일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도쿄패럴림픽 W1 남자 개인 16강전에서 오야마 코지(30·일본)와 맞붙었다. W1 종목은 척수·경추 장애가 있는 선수들이 50m 거리에 있는 과녁을 두고 리커브(일반 양궁 활)와 컴파운드(도르래가 달린 활)를 선택해 쏘는 종목이다. 개인전에선 1세트에 각 3발씩, 5세트 동안 총 15발을 쏴 누적 점수로 승부를 낸다.
구동섭과 오야마는 1세트에 나란히 25점을 쏴 동률을 이뤘다. 오야마는 2,3,4세트에서 각각 26-25, 26-25, 28-26으로 우세를 보였다. 구동섭은 101-105로 4점 뒤진 채 마지막 5세트를 맞았다. 구동섭이 10점, 9점을 쏘자, 오야마도 똑같은 점수를 맞추며 점수 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구동섭이 마지막 화살을 9점에 쏘고 기다리고 있는데, 오야마가 5점을 쏘면서 극적으로 129-129 동점이 됐다. 상대 실수로 기회를 잡은 구동섭은 연장 슛오프에서 10점을 쏘며 경기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오야마도 10점에 맞추며 맞섰다. 슛오프에서 동점이면 과녁 중앙에 더 가까운 화살을 쏜 선수가 승리한다. 측정 결과 오야마의 화살이 구동섭보다 과녁 중심에 3㎜ 더 가까웠다.
구동섭은 지난 28일 김옥금(61·광주광역시청)과 호흡을 맞춘 W1 혼성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아쉽게 패해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구동섭은 개인전도 16강전에서 마무리하며 빈손으로 귀국하게 됐다.
구동섭은 경기 후 "혼성전과 달리 긴장도 안 되고 몸 상태도 좋아 16강에 올라갈 자신이 있었는데 아쉽다"며 "전체적으로 쏘는 게 나쁘지 않았는데 1-2 세트 때 조준점이 살짝 아래로 처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 막판 점수 차가 많이 나서 패배를 예상했는데, 상대 선수가 5점을 쏴서 슛오프까지 갔다. 지고 있던 상황에서 연장에 들어가 경기 흐름이 저한테 왔는데 일본 선수가 워낙 잘 쐈다. 졌지만 일본 선수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고 말했다.
구동섭은 귀국하면 내달 전국장애인체전 등을 준비할 예정이다. 그는 "패럴림픽에 대한 아쉬움을 접어두고 다음 경기를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했다. 3년 뒤 열리는 파리패럴림픽에 대해선 "이번 대회에서 원하는 성적을 얻지 못해 좀 위축됐다. 얼른 털어버리고 연습해야 새 목표와 희망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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