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배구 여제' 김연경의 눈은 정확했다.
김연경이 추천했던 레프트 정지윤이 현대건설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현대건설은 29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21 의정부 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결승에서 GS칼텍스에 세트스코어 3대0(25-23, 25-23, 28-26)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2019∼2020시즌에 1위에 올랐다가 2020∼2021시즌엔 꼴찌로 추락했던 현대건설의 부활을 알린 컵대회였다. 2006년, 2014년, 2019년에 이어 컵대회 4번째 우승을 차지한 현대건설은 GS칼텍스와 함께 최다 우승 공동 1위가 됐다.
이번 대회 최고의 신데렐라는 바로 정지윤이었다. 2018∼2019시즌 신인왕 출신인 그는 그동안 주로 센터로 뛰었다. 도쿄올림픽에선 라이트 공격수로도 활약했던 정지윤은 이번 대회에 레프트 공격수로 보직을 옮겼다. 김연경은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과의 통화에서 "한국 여자배구 발전을 위해서라도 (정)지윤이가 레프트로 자리를 잘 잡았으면 좋겠다"라고 했었다. 정지윤의 레프트로서의 가능성을 본 것.
이번 대회에서 정지윤은 그 가능성을 확신으로 바꿔 놓았다.
28일 열린 한국도로공사와의 준결승에서 양팀 최다인 15득점에 공격성공률 52%를 기록하며 팀을 결승에 올려놓았던 정지윤은 이번 결승전에서도 양팀 최다인 17점을 뽑으면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기자단 투표에서 31표 중 27표의 몰표를 얻어 MVP에 등극.
한국 여자배구는 김연경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 1m80으로 레프트 공격수로서 좋은 신장을 가진 정지윤은 공격면에서 눈에 띌만한 파괴력을 보여줬다. 레프트 공격수로서 리시브에 대한 보완은 필요하다. 하지만 공격력으론 충분히 에이스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정지윤은 "저보다 잘하는 언니도 되게 많으시고 나는 기복이 많았다고 생각해 MVP를 받을 거라곤 생각못했다"면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주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레프트 변신에 대해선 "시즌 끝나기 전부터 레프트를 준비해야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주변에서 레프트를 해야된다고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는 정지윤은 "수비를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된다. 리시브가 하루 아침에 되는게 아니라서 많이 받고 연습하고 울기도 많이 울어야할 것이다"라고 단단히 각오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정지윤은 "공격쪽에서 배운게 많았다. 높은 블로킹 앞에서 어떻게 때리고 영리한 플레이를 해야하는지를 배웠다. (김연경)언니가 안좋은 습관이 보이면 조언도 해주셨다"라면서 "연경 언니가 나에게 좋은 신체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하셨다. 점프도 있고 타점도 있고 파워도 있다고…. 내가 좀 더 연구하고 연습하면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거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번 정규시즌 목표는 공격이 아니라 리시브였다. "바로 잘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매번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드릴 수는 없다. 많이 부족하고 많이 연습을 해야한다"는 정지윤은 "큰 욕심없이 리시브를 좀 버티는 경기가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의정부=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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