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일 대구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키움 간 더블헤더 1차전.
순항하던 경기는 7회 갑작스레 굵어진 게릴라성 폭우로 갑작스레 중단됐다.
경기 중 간헐적으로 내리던 비는 7-1로 앞선 삼성의 7회말 공격 때 폭우 수준의 장대비로 변했다.
너무나도 갑작스레 쏟아져 그라운드 관리 요원들이 손 쓸 시간조차 없었다. 마운드와 타석만 급히 방수포로 덮었다. 하지만 강한 빗줄기는 순식간에 그라운드에 물 바다로 만들었다.
주심은 1사 1,2루 상황이던 오후 5시27분, 선수들을 철수시켰다.
망연자실 타석을 떠나기 힘든 선수가 있었다. 삼성 3년차 외야수이자 2군 홈런 2위 이태훈(26)이었다.
광주동성고-홍익대를 졸업하고 2018년 2차 4라운드로 삼성에 입단한 거포. 데뷔 첫 1군 타석이었다.
하필 그 순간, 폭우가 쏟아져 경기가 중단된 것이다.
2사 1,2루 득점권 찬스에서 피렐라 타석에 대타로 기용된 이태훈은 키움 세번째 투수 김인범의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봤다. 이후 변화구 유인구 2개를 잘 골라냈다. 2B1S의 배팅 찬스.
데뷔 첫 타석 첫 안타 첫 타점을 노리며 집중하는 순간, 갑작스러운 주심의 콜이 등 뒤에서 들렸다. 경기 중단을 알리는 야속한 콜이었다. 무겁게 발걸음을 돌렸다. 마치지 못한 타석. 끝내 그 타석은 재개되지 않았다. 32분 후 강우콜드게임 선언이 됐다.
비가 야속했던 또 하나의 신예가 있었다.
더블헤더 2차전 선발로 내정된 고졸루키 이재희(19)였다.
대전고를 졸업하고 2021년 2차 1라운드로 입단한 새내기. 지난달 15일 수원 KT전에서 프로데뷔전을 선발로 치렀다. "2이닝만 버텨줬으면"하던 벤치의 기대를 넘어 씩씩한 투구로 3⅓이닝 4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친 바 있다.
그날 이후 바로 퓨처스리그에 내려가 다음 등판을 준비하던 그는 보름 만에 꿈에 그리던 1군 선발 기회를 다시 잡았다. 1일 키움과의 더블헤더 2차전이었다.
이날 경기 전 허삼영 감독은 "수원에서 좋은 공 던졌고, 앞으로 팀에서 육성해 나가야 할 선수"라며 "오늘은 최대한 갈 수 있을 때까지 가보려고 한다. 이 선수의 능력치를 계속 봐야 하기 때문에 최대치 끌고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투구수나 이닝 제한 없이 마음껏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던 기회. 가뜩이나 1차전 대승으로 불펜 필승조 소모가 크지 않아 선배들의 후방 지원을 받을 수 있었던 경기였다.
벼르고 벌렀던 경기. 하지만 1차전 강우콜드게임을 만든 폭우가 더블헤더 2차전 마저 훼방을 놓았다. 흠뻑 젖은 그라운드 사정상 2차전을 진행하기 힘들었다.
라팍을 강타한 게릴라성 폭우. 꿈의 무대를 향한 투-타 유망주의 설렘도 씻어가 버렸다. 여러모로 아쉬운 날이었다. 이재희는 등록 하루 만에 다시 2군으로 내려가 다음 콜업을 기다린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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