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거쳐가는 고난일까, 심각한 부진일까. 한동희(롯데 자이언츠)의 흔들림이 심상치 않다.
17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767로 '포스트 이대호'라는 영광스런 호칭을 받았던 작년과는 다르다. 올시즌 타율이 2할2푼8리에 불과하다.
후반기 16경기만 따지면 1할5푼2리(33타수 5안타) OPS 0.484에 홈런은 하나도 없다. 선구안은 어느 정도 살아있지만, 공이 배트에 맞질 않는다.
한동희는 빨랫줄처럼 강한 타구를 날리기로는 KBO리그에서 손꼽히는 타자다. 문제는 발사각이 너무 낮아 내야에서 걸리는 타구가 많다. 지난해 외야로 나간 타구 비율은 54.7%. 올시즌에는 다시 51.3%로 줄어들었다. 리그 정상급 타자들이 60% 안팎을 기록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동희 스스로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올시즌을 앞두고 컨택과 발사각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지만, 단점이 개선되긴 커녕 기존의 장점마저 흔들리고 있다. 수비 역시 지난해보다 많이 나아졌다곤 하지만, 9개로 적지 않은 실책을 범하고 있다.
래리 서튼 감독은 한동희에 대해 "나이는 어리지만, 풍부한 1군 경험을 쌓았다"며 여전한 신뢰를 보여왔다. 우천으로 취소된 1~2일 경기에도 선발출전했다.
향후 김민수와 나승엽에게 출전 기회가 어느 정도 주어질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후반기 들어 두 선수는 각각 2경기, 3경기에 3루수로 선발출전 기회를 얻었다. 김민수는 10타수 3안타, 나승엽은 8타수 1안타 2볼넷을 기록했다.
김민수의 경우 내야 전 포지션을 커버하며 1-3루에 주력한 한동희와 나승엽보다 기용 폭이 넓다. 3루수(15경기)보다 오히려 2루수(18경기)로 출전할 경기가 더 많을 정도. 일각에선 김민수를 안치홍을 대체할 차기 2루수로 지목하기도 했다. 올시즌 공수에서 맹활약한 안치홍이 롯데와 2년 연장계약을 맺음에 따라 김민수는 다시 내야 유틸 역할에 집중해왔다. 한동희가 부진함에 따라 다시 경쟁 구도가 뜨거워지고 있다.
한동희는 연령대가 높은 롯데 타선의 '젊은피'라는 점에서도 중요성이 큰 선수다. 전반기 롯데의 강타선을 이끈 건 이대호를 비롯해 전준우 안치홍 정훈 손아섭 등 고참들이었다. 후반기에도 이대호는 타율 3할4푼5리(55타수 19안타) 5홈런 12타점으로 불을 뿜고 있지만, 다른 베테랑들은 전반적으로 페이스가 처져있다.
대신 신예 추재현(39타수 12안타)과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안중열(32타수 9안타)이 이대호의 뒤를 받치는 모양새. 아직 8위에 머물고 있는 롯데의 도약을 위해서는 한동희와 김민수, 나승엽 같은 신예들의 힘이 필요하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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