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지난 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KIA 타이거즈의 경기는 1회 초에 일찌감치 승부가 갈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1차적 원인은 KIA 선발 김현수가 압도적인 피칭을 하지 못한 것이다. 다만 야수들이 김현수가 채우지 못한 부분을 커버해주지 못한 부분도 컸다.
이날 김현수는 선두 박해민에게 0B2S 이후 계속해서 유인구를 던지다 볼넷을 허용했다. 문제는 이후였다. 후반기 절정의 타격감을 보이던 구자욱이 등장하자 '외야수비 시프트'가 이뤄졌다.
상황이 꼬일대로 꼬여버렸다. 구자욱이 0B2S에서 친 타구가 빗맞았는데 하필이면 3루수와 좌익수 사이로 향했다. 좌익수 터커는 질주를 시작했다. 타구를 잡으려고 사력을 다했다. 그러나 간발의 차로 공이 먼저 좌익선상에 떨어졌다. 외야수비 시프트가 무용지물이 된 순간이었다. 특히 공에 스핀이 걸려 옆으로 튕겨나가자 구자욱은 2루에 가볍게 안착할 수 있었다.
발빠른 외야수였다면, 다른 결과를 생산해낼 수 있지 않았을까.
올 시즌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의 '다이내믹 외야' 프로젝트는 터커의 부진으로 전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터커는 지난 시즌 이후 윌리엄스 감독의 요청에 의해 우익수에서 1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터커가 시즌 초반 1루수를 맡으면서 KIA 외야는 '준족'들로 채워졌다. 중견수 김호령을 기준으로 이창진과 최원준을 측면 수비수로 중용할 수 있었다. 윌리엄스 감독이 활용할 수 있는 선수 기용의 폭이 넓어진 것.
하지만 '다이내믹 외야' 프로젝트는 금새 가동을 멈춰야 했다. 터커가 타격 부진에 빠졌다.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시절 1루수로 뛰었기 때문에 걱정없다던 수비에 대한 부담이 타격 슬럼프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터커는 타이거즈 사상 최초로 30홈런-100타점-100득점 타자에 등극했던 지난 시즌의 물오른 타격감을 살려내지 못했다.
그러자 윌리엄스 감독은 터커의 타격감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시 수비 포지션을 외야로 돌렸다. 효과가 있었다. 타격 그래프가 상승 곡선을 그렸다. 4월 타율 0.235였던데 비해 5월 타율 3할6리를 마크했다. 윌리엄스 감독이 어쩔 수 없이 터커를 다시 좌익수에 고정시킬 수밖에 없게 되자 선수 기용의 폭이 다시 줄어들었다.
하지만 터커의 타격감은 잠시 살아난 것이었다. 6월 타율은 채 2할이 되지 않았고, 후반기에도 좀처럼 팀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3일 삼성전에선 외인 타자의 차이가 극명했다. 터커는 3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에 그쳤지만, 삼성의 호세 피렐라는 5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으로 강렬함을 내뿜었다.
아직 정규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터커의 포지션 변경은 대실패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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