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난 혼자 하는 야구 안 좋아한다. 야수들 몇분간 세워놓고 뭘 하는 건가. 최소한 성의는 보여야지."
참고 참았던 화가 폭발했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만난 자리에서 "그 동안 꾹 참고 있었는데 더이상은 안되겠다"며 숨겨왔던 속내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전날 KIA 타이거즈전에서 부진 끝에 1⅔이닝 만에 교체된 '에이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겨냥한 것. 데스파이네는 6번 류지혁부터 3번 김태진까지,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 사이 4안타 2볼넷을 내줬다.
데스파이네는 남달리 체력이 좋고, 출전에 대한 의지가 강해 초반에 흔들리더라도 공 개수는 채우게 하는게 이 감독의 스타일이다. 하지만 더이상 참지 않았다. 데스파이네를 내리고 심재민을 투입했다. 이날 경기는 KT의 후반 불꽃 추격으로 5대5 무승부로 끝났다.
특히 대부분의 타자들을 상대로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잡고도 난타당한 점이 문제였다. 이 감독은 "(데스파이네가)두드려맞았다. 던져서 컨디션이 안 좋고 실력이 안되면 어쩔수 없다. 최소한의 성의는 보여야할 것 아닌가. 다른 선수들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그동안 꾹 참고 있었는데, 더하면 팀이 안 돌아갈 상황"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2S 잡아놓고 내준 볼넷, 안타가 몇갠가. 내가 안 바꿔줬으면 최형우한테도 안타 맞았을 거다. 베이스커버 안가고 멍하니 쳐다보고 있고. 그런 짓 안했으면 개수라도 채우게 놔둔다. 그런데 난 혼자 야구하는 건 안 좋아한다. 아주 잘못됐다. 어젠 도저히 넘어갈 수 없었다."
데스파이네는 후반기 개막 3연패 후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3⅓이닝 만에 7안타 6실점하며 무너졌다. 이 감독은 "그 경기 후반에 간신히 엎었다. 그리고 3연승 만들었다. 몸이 안 된다 해서 그땐 참았다"면서 "지금 후반기에 딱 1경기(키움전) 잘던지고 계속 이런다. 내가 더 참는 건 아닌 거 같다"며 조곤조곤하게 분노를 토해냈다.
"어젠 무승부라기보다 최선을 다한 좋은 경기였다. 그렇게 만드는 게 내가 할 일이다. 지켜보는데도 한계가 있다."
KT 위즈는 후반기 들어 14승2무8패 승률 0.636으로 롯데 자이언츠(13승2무7패, 0.650)에 이어 전체 2위를 달리고 있다. 이 감독은 "우린 짜임새가 좋은 팀이다. 누구 하나로 흔들리지 않는다. 투수들 전체적으로 잘해주고 있고, 타선도 왔다갔다하는대로 돌아가면서 잘 친다. 그렇게 여기(1위)까지 왔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구=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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