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오늘 라인업이 우타자만 8명이다. 이민호 약세를 깨보려고 특별히 준비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20세 독수리 킬러가 등장했다, LG 트윈스 이민호다.
이민호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 전에서 7이닝 동안 볼넷 없이 안타 1개로 한화 타선을 꽁꽁 묶었다. 7회까지 잡은 삼진이 무려 8개나 된다. LG의 2대0 완승을 이끌었다.
이민호는 150㎞ 안팎의 직구 구위가 인상적인 LG의 영건이다. 지난해 4승4패 평균자책점 3.69, 올해는 6승6패 4.40을 기록하며 무럭무럭 성장중인 투수.
특히 한화 상대로 특별히 강했다. 프로 데뷔 2년간 한화전 5경기에 선발등판, 3승무패 평균자책점 0.70을 기록했다. 총 25⅔이닝 동안 자책점이 단 2점 뿐이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만난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좌우타자 상대 타율이 6푼 차이가 나는 투수다. 주자가 있을 때와 없을 때 차이도 크다. 그래서 하주석 빼고 전부 오른손 타자로 라인업을 짰다. 출루를 많이 하는 게 오늘 플랜"고 밝혔다. '리드오프 최재훈'이라는 뜻밖의 승부수도 던졌다.
수베로 감독이 말한 데이터는 사실이다. 이민호는 기록상 '역스플릿'형 투수다. 올시즌 좌타자 상대로는 2할1리, 우타자 상대로는 2할6푼3리의 피안타율을 기록중이다.
하지만 이민호는 강력한 직구와 빠른 슬라이더를 던지는 2피치 투수다. 팔 높이는 스리쿼터에 가깝다. 정황상 우타자에게 약할 이유가 없는 선수다.
한화 타선은 시종일관 무기력했다. '출루를 많이 한다'는 기본 플랜도 완전히 무너졌다.
이민호의 첫 3이닝은 삼진 4개를 곁들인 퍼펙트 피칭. 4회 하주석에게 내준 우익수앞 안타, 7회 김태연에게 허용한 볼넷이 이날 이민호를 상대로 한화가 얻어낸 2개뿐인 출루였다. 거침 없는 투구로 최재훈 장운호 페레즈(이상 2개) 김태연 하주석에게 잇따라 삼진을 빼앗았다. 페레즈는 이민호의 위력적인 직구에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으며 감탄하기도 했다.
투구수도 완벽했다. 최고 148㎞의 직구와 143㎞의 슬라이더에 간혹 커브를 섞어던지며 한화 타선을 완벽히 봉쇄했다. 6회까지 73구, 7회까지 90구였다. 이렇다할 위기조차 없었다. 양상문 해설위원은 "2점 차이인데 아 이 경기 뒤집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날 한화의 선발투수는 토종 에이스 김민우. 첫회 삼진 2개로 상큼하게 시작한 김민우는 2회 들어 갑작스런 제구 난조에 빠졌고, 1사 후 이재원에게 안타를 맞은 뒤 오지환 김민성 보어를 상대로 3연속 볼넷을 내줬다. 존에서 크게 벗어난 볼의 연속이라 LG 타자들은 특별한 공격 의사도 없이 줄줄이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김민우는 유강남의 병살타로 가까스로 2회 위기를 모면했다.
4회에는 김현수의 우측 펜스 직격 2루타와 이재원의 안타, 오지환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를 맞이했다. 김민성을 삼진으로 잡아냈고, 또다시 만루 찬스를 맞이한 보어는 힘없는 1루 땅볼로 타점을 추가했다.
만약 LG가 이대로 승리한다면, 보어는 다소 멋적긴 해도 이날의 결승 타점을 독식한 선수가 된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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