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0년 간의 미국 생활을 뒤로 하고 올해 KBO리그로 향한 추신수(39·SSG 랜더스)는 큰 결심을 했다.
연봉 27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10억원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빅리거 생활을 하면서 아내와 함께 마이너리거-아마추어 선수를 지원하는 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던 추신수는 자신의 뿌리인 한국 야구, 나아가 사회를 위해 공헌하고자 하는 뜻을 전했다. 추신수의 뜻을 전달 받은 SSG도 흔쾌히 이에 응했다. 적절한 시기와 방법을 논의해 기부를 실천하기로 했다.
추신수는 지난 10일 부산 롯데전 원정에 맞춰 수영초(1억원)-부산중(2억원)-부산고(3억원)에 총 6억원을 기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외부 활동 제약과 시즌 중단 등 변수 속에서 시간을 맞추기 쉽지 않다는 판단 하에 SSG 김원형 감독에게 양해를 구하고 10일 경기에 앞서 잠시 외출에 나섰다. 추신수는 연고지 인천에서의 기부에 앞서 자신의 고향이자 야구 인생 출발점인 부산의 모교를 순례했다.
각 학교는 이번 기부금을 인프라 개선에 투자하기로 했다. 아마추어-마이너리그 시절 역경을 딛고 한국을 대표하는 빅리거로 성장한 추신수의 뜻을 이어가는데 초점을 뒀다. 단순한 1회성 물품 지원보다 모교를 빛낸 그처럼 '미래의 추신수'를 육성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수영초 관계자는 "교육청과 협의해 학교 잔디를 교체하고, '추신수 모교사랑 잔디'로 명명해 기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고 관계자 역시 "인조잔디가 숙원사업이었는데, 추신수 선수의 기부 및 교육청 협조 덕분에 대입수학능력시험을 마친 뒤 공사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우리 야구부 선수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게 됐다"고 반색했다.
추신수는 "오랜만에 모교를 방문하니 감회가 새롭다. 내가 입었던 유니폼 색깔은 지금도 명확하게 기억 난다"며 "프로야구 선수가 있기까지 모교의 역할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운동할 때보다는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도 우리나라 아마추어의 야구 환경은 아직도 열악하다. 앞으로도 더 많은 부분이 개선되어 우리나라에서 더 좋은 선수들이 많이 탄생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선배의 뜻깊은 선행과 방문은 '미래의 추신수'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한층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된 모양새. 수영초 야구부에서 뛰고 있는 최병찬군(12)은 "모교 선배님을 만나서 영광스럽다.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설??쨉 모교에 기부금도 주시고 선배님이 존경스럽니다"며 "나도 추신수 선배님처럼 훌륭하고 존경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고에서 외야수로 활약 중인 김상민군(18) 역시 "어릴 때부터의 롤 모델이자 가장 존경하는 선배다. 추신수 선배를 닮고 싶은 마음에 등번호도 17번을 달고 있다"며 "기부금이 헛되지 않게 우리도 더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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