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위기 때도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직구는 시속 150㎞까지 던져봤어요. 변화구는 잘 되는 날 슬라이더가 제일 좋지만, 커브도 체인지업도 자신있습니다."
프로 입단을 앞둔 '진갑용 아들' 진승현(18·경북고)의 자기소개다. 프로에 뛰어드는 신인다운 패기가 넘쳤다.
진승현은 이번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전체 14번)로 롯데 자이언츠에 지명됐다. 롯데 관계자는 "(150㎞에 달하는)구속도 구속이지만, 볼끝이 워낙 좋아 놓쳐선 안되는 투수"라고 호평했다. 진승현은 롯데 스카우트와의 만남에 대해 "야구할 때의 마음가짐을 물어보시길래, '타자를 압도해서 내가 잡는다'는 생각으로 한다고 했는데, 대답을 잘했나봐요"라며 웃었다.
진승현의 아버지는 KBO 레전드 포수인 진갑용 KIA 타이거즈 배터리 코치다. 진 코치는 1997년 데뷔 이래 19년간 KBO리그에서 활약하며 삼성 라이온즈의 7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전설적인 포수.
아버지를 닮고픈 마음에 초등학교 시절 포수였던 아들. 하지만 정작 아버지는 투수를 권했다. 대구에서 자란 아들은 경북고 에이스가 됐고,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 포수를 그만둔 건 정말 아버지의 영향일까.
"포수는 너무 힘들어서 못하겠더라고요. 여름에 장비 다 차고 경기하면 땀이 샤워한 것마냥 줄줄 쏟아져서…중학교 때는 내야수 겸 투수로 뛰었는데, 고등학교 와서보니 투수 쪽에 제일 재능이 있는 것 같아 이쪽에 전념하기로 했죠."
진승현에게 아버지란 '우상' 그 자체다. 야구를 시작한 이유이자 롤모델이고 자부심이다. 진 코치는 "야구는 감독님들께 배운 거지만, 아버지가 날 옆에서 지켜본 게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라고 답했다.
"아버지 선수시절 야구장 놀러가면, 아버지 응원가가 나오잖아요. 팬들이 진갑용 진갑용 외치고…'와 멋있다', '나도 아버지처럼 저런 환호를 받고 싶다' 그런 생각 진짜 많이 했다."
신인 지명 직후 진승현의 핸드폰엔 불이 났다. 가장 먼저 축하 연락을 준 사람은 경북고 2년 선배 황동재(삼성). 직속 선배 박세웅(롯데)과의 인연을 물으니, '다가갈 수 없었던 존재'라는 답이 돌아왔다.
"학교에 훈련하러 오셨더라. 제가 투수고 하니 캐치볼도 같이 했다. 특히 커브가 진짜 대단했다. '커브 진짜 좋습니다' 얘기하고 싶었는데, 쑥스러워서… 이제 같은 팀에서 뛰니까, 많이 친해져서 그 커브를 꼭 전수받고 싶다."
진승현의 고교시절 성적은 화려하다. 지난해 5경기에 등판, 2승(18이닝) 평균자책점 1.00을 기록했다. 올해도 6경기에서 3승(20이닝), 평균자책점 1.80의 호성적을 냈다. 진승현은 "(이준호 경북고)감독님이 '넌 위기에 올라가는 투수다. 자신있게 던져라' 이렇게 힘을 많이 주셨어요. 혼도 많이 났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게 다 실력이 됐죠"라고 회상했다.
부산은 아버지의 고향이다. 이제 진승현에겐 제 2의 고향이 될 곳이다.
"열심히 해서 롯데를 한국시리즈 우승팀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많이 응원해주세요!"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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