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도쿄올림픽을 함께 다녀온 KT 위즈 고영표(30)와 두산 베어스 최원준(27)은 동국대 3년 선후배 사이다. 고영표가 '10학번', 최원준이 '13학번'으로 그 시절 동고동락하며 친분을 맺었다.
요즘 대졸 신인이 드래프트에서 톱라운드에 뽑히기 쉽지 않은데, 고영표는 2014년 2차 1라운드, 최원준은 2017년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소위 촉망받는 유망주로 프로 유니폼을 입은 두 선수는 올해 닮은 꼴 행보를 보여 관심을 끈다.
우선 둘은 도쿄올림픽 대표팀에 함께 뽑히면서 고영표가 대학을 졸업한 뒤 처음으로 합숙을 하게 됐다. 같은 사이드암스로 유형으로 올해 팀내 토종 에이스로 성장했다.
성적도 비슷하다. 고영표는 19경기에서 10승4패, 평균자책점 3.25, 최원준은 22경기에서 9승2패, 평균자책점 3.07을 마크 중이다. 고영표가 122이닝, 최원준은 117⅓이닝을 던졌다. 둘 다 올시즌 처음으로 규정이닝을 넘겨 평균자책점 부문 랭킹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같은 유형이고 고영표가 먼저 프로에 들어왔으니 배울 점은 최원준이 많다. 최원준은 15일 잠실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4안타 1실점의 호투를 펼쳐 승리투수가 된 뒤 인터뷰에서 고영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올림픽을 다녀온 뒤 욕심을 부렸는데, 영표형과 연락을 하면서 도움을 받는다"며 "형이 '문제가 없는데 너가 문제를 삼으려 하지 마라'는 얘기를 해주신다. 그 얘기를 듣고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최원준은 도쿄올림픽 브레이크 후 첫 등판인 지난 8월 13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3⅓이닝 4안타 6실점해 우려를 샀다. 지난 2일 SSG 랜더스전에서는 3이닝 7안타 4실점으로 패전을 안았다. SSG전까지 후반기 4경기서 평균자책점 5.60을 기록했다.
최원준은 "대표팀에서 (강)민호형도 장점을 살렸으면 좋겠다고 말해 주셨는데, 영표형도 같은 말을 하신다"며 "지난 경기에서 하던대로 루틴을 이어가다 보니 오늘도 결과가 나왔다. 이대로 계속 가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직전 등판인 지난 9일 NC 다이노스전에서 7이닝 3안타 1실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따낸데 이어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로 만족스러운 피칭을 한 것이다.
체인지업을 연마하고 있는 최원준은 고영표의 도움을 받는다고 했다. 체인지업은 고영표의 주무기다. 최원준은 이날 KT전서 107개의 투구수 가운데 직구 61개, 슬라이더 42개였고, 체인지업은 3개를 던졌다. 체인지업은 아직 실전용은 아니다.
최원준은 "체인지업은 필요한 구종이니 게임에서 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게 목표다. 내년에도 필요한 구종이라 생각한다"며 "좌타자들이 내가 직구, 슬라이더 밖에 없으니까 커트를 많이 한다. 그래서 힘도 많이 든다. 떨어지는 구종을 영표형한테 많이 물었는데 내손에 맞는 것을 빨리 찾아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마운드에선 최고를 다투지만, 밖에서는 언제든 도움을 주고받는다. 선후배 사이에 '영업 비밀'은 것은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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